K리그 이사회(권오갑)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긴급이사회 소집 예정인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은 과거 이사회 당시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의 모습.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개막을 닷새 앞둔 K리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코로나19 여파로 빨간 불이 켜졌다. K리그 다수 구성원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 특정 연고 지역 상황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상황을 심각하게 눈여겨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프로연맹은 24일 긴급이사회를 통해 향후 일정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연맹은 지난 21일 K리그1·K리그2 대표자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산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지역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K리그1 개막 라운드 대구-강원전, 포항-부산전을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른 리그 전체 일정 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각 구단이 프로연맹에 위임하기로 했다. 프로연맹은 지자체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할 뜻을 보이면서도 26일 예정된 개막 미디어데이를 비롯해 29일 개막 라운드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표자회의 이후 지난 주말 사이 확진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1일 오후 때만 하더라도 확진자 204명, 사망 1명이었지만 23일 오후 기준으로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 두 배 이상 늘었다. 사망자도 5명이 됐다. 특히나 신천지 교인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 의한 ‘신천지발’ 전국 확산 조짐으로 서울·경기권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서 연고 지역 축구 팀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그 사이 여자프로농구가 프로스포츠 처음으로 무기한 무관중 경기를 치르기로 합의하는 등 타 종목에서 변화 조짐을 보이면서 K리그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무엇보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확실한 플랜B를 수립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축구장에서 단 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일차적으로 날짜를 정해두고 개막 라운드를 연기하든, 올 시즌 리그 단축 운영을 하든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시민구단 B구단 관계자는 “축구단 입장에서 한 시즌 홈경기 수도 적은 상황에서 (코로나 여파로) 리그를 축소해서 운영하는 건 정말 뼈아픈 일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안전이 가장 리스크를 줄이는 상황”이라며 “우리처럼 시·도민구단은 지자체 내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고 있다. 축구단만 정상적으로 홈경기를 유치하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축구는 무관중 경기를 하기엔 손실 규모가 큰 편이다. 또 지원 스태프 규모도 꽤 많아서 구단이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프로야구와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K리그가 코로나 여파로 리그 전체 일정에 변화를 주면 타 종목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대표자회의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한해서만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소극적으로 대응을 했다가 더욱더 큰 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커졌다. 더구나 지난 22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는 당분간 자제해달라”고 호소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하루 뒤 코로나 사태에 관련해 위기경보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 정부 차원에서 2월 말~3월 초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 중대 분수령으로 여기고 있다.

우선 K리그는 개막 마디어데이에 병행하려고 한 신인·외국인 선수 교육 등은 모두 취소했다. 가장 큰 관심사인 개막 라운드를 비롯해 향후 전체 일정 변경 여부는 이르면 24일 긴급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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