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여파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연예계도 다양한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한달여. 초기 연일 확진자가 발생했던 것과 달리 현재 환자 증가세는 주춤하고 완치돼 퇴원하는 환자도 나오고 있지만 17일에도 국내 30번째 확진자가 나오며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국내 유입 후 영화관 및 쇼핑몰이 현저하게 썰렁해졌고, 택배도 최대한 비대면으로 배송하는 등 경제.사회는 물론 국민들이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매주 각종 행사가 계속되는 연예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고, 변화가 불가피했다.

설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연예계도 대비태세를 갖춘지 2주가 지났다. 가장 중요시하는건 아티스트, 스태프 그리고 무엇보다 팬들의 안전과 건강이다. 첫주에는 혼란이 가중됐다면 2주차부터는 안정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분야마다 대처법은 조금씩 상이하다. 초창기에는 무조건 취소만이 최선으로 꼽혀왔다면 점점 상황에 맞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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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변동이 큰 건 가요계다. 관객이 동반되는 행사가 많고 많은 인원이 모이다보니 빠른 상황판단이 필요했다. 지상파 음악방송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고, MC 송해를 비롯해 중장년층이 주요 관객으로 모이는 KBS1 ‘전국노래자랑’은 건강을 우선시해 녹화가 잠정 연기됐다. 이에 반해, 비교적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대비책을 세워 진행하는 추세다. 앨범 발매에 앞서 열리는 미디어 쇼케이스는 진행하면서도, 수백명이 운집하는 팬쇼케이스는 무관중으로 진행, 라이브 방송으로 대체하고 있다. 대관비, 진행비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미디어 쇼케이스는 진행하고 있지만, 대신 이에 대한 대비는 철저히 하고 있는 편이다. 초반에는 혼란 속에 품귀현상이던 마스크를 구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제는 마스크 지급, 손소독제 및 열감지기 비치를 통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콘서트도 초반에는 김태우, 악뮤, 젝스키스 등이 연이어 콘서트를 취소했다면, 이후 공연들은 다시금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보이스퀸’, pH-1, 잔나비 등 콘서트도 예정대로 진행됐다. 대신 pH-1 콘서트에서는 마스크를 지급하고 쓰고 출입할 것을 당부했다. 공연 전 사전 안내와 멘트도 빼놓지 않았다. 관객들은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공연을 관람하며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를 이어갔다. 또 코로나 여파로 인해 수수료 없이 무료 취소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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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고심도 계속되고 있다. 12일 나란히 개봉 예정이던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개봉을 연기했고, ‘정직한 후보’는 예정대로 공개됐다. 같은 시기지만 선택은 갈렸다. 그만큼 정답이 없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다. ‘정직한 후보’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어렵게 발걸음한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미소 짓을 수 있는 시간을 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개봉 시기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등 쉽지 않은 선택이다. 영화관 내부적으로도 소독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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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발표회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전에 대관한 장소는 활용하면서도 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차선책을 찾은 셈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4일 예정됐던 ‘나 홀로 그대’ 제작발표회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대체했다. 이를 시작으로 tvN ‘방법’, JTBC ‘안녕 드라큘라’, ‘트래블러2’ 등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진행했다.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tvN ‘하이바이, 마마!’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JTBC는 뿐 아니라 방송사 자체적으로도 대비에 철저하다. 건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열감지가 필수다.

초창기에는 별다른 방도 없이 무조건 취소로 가닥히 잡혔던것에 비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각자의 업계 상황에 맞춰 연예계의 행사들도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알 수 있다.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듯 하지만 아직은 경직된 분위기다. 과도기에 놓인 시기다. 하지만 이에 대한 현실적인 고충도 나오고 있다. 작은 규모의 회사일수록 감수해야할 리스크는 큰 실정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상시국인만큼 당연히 상황을 인지해야하고, 여론도 간과할 수 없다. 잠복기가 있으니 더욱 조심스럽다. 그러나 행사 취소로 인한 대관비는 물론, 홍보에 대한 직격탄도 맞고 있어서 언제까지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지, 대처법은 없을지 업계 전반적으로 고민이 깊다. 3~4월에 예정된 행사들도 여전히 고민 중이지만 결정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KBS1, 넷플릭스, ‘보이스퀸’, 하이어뮤직, NEW,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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