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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 두산 이형범, KIA 문경찬, 롯데 김원중, 키움 조상우(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2020시즌 ‘젊은 소방수 시대’가 도래한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에서 클로져는 주로 베테랑들의 보직이었다. 빠른 구속을 바탕으로 구위로 윽박질러 삼진을 잡아내는 게 전형적인 역할이었지만, 타고투저의 흐름이 극심해지며 젊음의 패기보다는 세월의 관록에 의지했다. 그러나 새 시즌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평균 연령은 한층 낮아졌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35), 삼성 더블 스토퍼 우규민(35) 같은 베테랑도 있지만, 고우석(22·LG) 조상우(26·키움), 이형범(26·두산), 문경찬(28·KIA)에 김원중(27·롯데)까지 무려 절반이 20대 투수들로 구성됐다.

고우석, 이형범, 문경찬은 ‘마무리 2년 차’를 맞이한다. 셋 모두는 지난해 스프링캠프까지만 해도 계획에 없었던 자원이었지만, 애초 마무리로 낙점됐던 정찬헌(LG), 함덕주(두산), 김윤동(KIA)이 흔들리는 사이 찾아온 기회를 잡았다. 특히 2017년 데뷔한 루키 고우석은 36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른 하재훈(SK)에 1개 못 미치는 기록으로 막판까지 선두 다툼을 했다. 모든 마무리를 통틀어 최연소였지만 탈삼진에서는 형들을 제치고 76개로 가장 앞섰다. 비시즌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돼 국제무대 경험까지 쌓았다. 류중일 LG 감독은 올해를 진짜 시험대로 보고 있다.

조상우는 올해 다시 마무리로 복귀한다. 150㎞ 중반대의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하는 조상우는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꼽힌다. 기존에 같은 보직을 맡았던 적이 있었던 만큼 어색한 그림은 아니나 선발 변신, 부상, 징계 등으로 풀타임 마무리로 뛰어본 적이 없다. 올시즌을 이탈 없이 소화할 수 있다면 지난해 올린 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20개) 기록을 넘어 구원왕도 넘볼 수 있다. 손승락 은퇴로 공석이 된 롯데 마무리 자리는 김원중이 유력하다. 2017시즌부터 선발 수업을 받았던 김원중은 지난해 불펜을 오가기 시작하면서 부진을 탈피했고, 9월부터는 중간 계투로 보직을 변경해 더 나은 성적표를 써냈다.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세이브의 주인공은 오승환(삼성·277개)이다. 손승락(271개), 임창용(258개), 김용수(227개), 구대성(214개) 등 200세이브 고지를 넘겼던 은퇴 선수들은 현역 시절 초반부터 마무리 보직을 소화했던 투수들이다. 현역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가진 정우람도 165개에 그치는 걸 고려하면 꽤 오랜 기간 오승환의 기록은 깨지지 않으리라 전망된다. 젊은 마무리들이 차기 대기록의 희망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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