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하정우가 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을 안고 돌아왔다.

지난해 연말 영화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을 통해 ‘하정우표 재난 블록버스터’를 선보인 하정우가 이번에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관객들을 찾았다. ‘클로젯’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하정우는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극장가까지 번진 것을 묻자 “깜짝 놀랐다”면서 “나라의 건강이 더 문제다”고 걱정 어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 공포 영화를 무서워했다는 하정우지만, ‘클로젯’의 남다른 매력을 전했다. 그는 “이런 류의 영화를 보는 것을 무서워서 힘들어한다. 그런데 ‘클로젯’은 작위적인 느낌이 덜해서 좋았다. 아예 벽장 속 까만색처럼 장르에 대한 생각을 안하신다면 더욱 재미를 극대화해 보실 수 있을 것”이라 관람 전 포인트를 귀띔했다.

첫 미스터리 스릴러를 촬영하며 얻은 장르의 매력도 있었다고. 하정우는 “악동 같은 마음인 것 같다”면서 “누구르 놀래켜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 시사회 때 어떤 장치의 지점에서 관객 분들이 놀라시는 것을 보고, 속으로 ‘하하하’했다. 연출의 몫이긴 했지만 같이 만든 사람으로서 ‘이런 영화는 악동의 마음으로 만드는 것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미혼인 하정우였기에 극중 사고로 아내를 잃고 딸과 단 둘이 살아가는 아버지를 연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해 “상원은 아이를 낳은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지, 아이와 시간도 많이 보내지 않았다. 그래서 정상적인 딸과 아버지 관계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제가 유부남도 아니었기에 깊은 감정을 알 수 없어서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사건을 겪고 진짜 아빠가 되는 시작의 기회를 갖는 여정이 아닌가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
배우 하정우.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클로젯’의 메가폰을 잡은 김광빈 감독과 하정우는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15년 전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배우와 동시 녹음 기사로 함께했었고, 김광빈 감독의 입봉작 ‘클로젯’을 통해 재회하게 된 것. 하정우는 “‘용서받지 못한 자’를 13개월 동안 촬영했다. 학생 영화다 보니 제작비도 없었는데, 대학 졸업 하자마자 윤종빈 감독이 함께 하자고 했다. 저는 일이 없으니 너무 좋았다. 학생 영화다 보니 스태프가 계속 바뀌었는데 김광빈 감독은 13개월 동안 끝까지 함께 했다. 멋지게 크랭크업 하는 날이 입대 전날이었다.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일산에 살아서 동시 녹음 장비를 차에 싣고 함께 출퇴근을 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광빈아, 너는 군대 갔다 와서 뭐 할거야?’ 물으면 ‘저는 감독 해야죠’라더라. 그러면 ‘형 꼭 불러줘’라고 했다. ‘입봉하면 무조건 형이랑 할거에요’라더라. 현실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완벽한 상상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광빈이가 시나리오를 들고 윤종빈 감독을 찾아왔다. 함께 복집에서 만났고 공동 제작을 하게 됐다. 나중에 윤종빈 감독이 제가 배우를 하면 어떠냐 했는데, 참신하더라. 굉장히 컴팩트하고 충분히 매력있었다. 그리고 남길이가 합류를 하고, 힘을 합쳐 영화가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5년 전 약속이 이뤄진 것에 대해 어떻냐는 질문에 하정우는 “뭉클하다”면서 “어쩌면 우리의 지나가는 말일 수 있지만, 15년이라는시간이 지나 실현이 됐다. 시간이 지나 오늘을 돌아봤을 때 너무나 큰, 잴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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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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