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7)
NC 새 외국인투수 마이크 라이트가 17일 창원NC파크에서 자신의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 NC 다이노스 제공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올해 새로 계약한 용병 중 최대 금액의 계약을 체결한 투수는 딱 2명이다. 두산의 크리스 플렉센과 NC의 마이크 라이트. 두 선수 모두 2019시즌 현역 메이저리거라는 공통점이 있다. 100만 달러라는 금액은 두 선수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를 나타낸다.

◇KBO 용병 최장신 라이트,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 탈삼진 능력

마이크 라이트는 용병 투수들 중 최장신을 자랑한다. 팔각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198cm의 큰 신장을 바탕으로 타점이 높은 공을 던진다. (2020시즌 KBO 용병 투수 신장 평균 190.2cm) 단순히 공의 위치만 높은 게 아니라 위력 또한 상당하다. 2019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29.1이닝을 불펜 투수로 출전한 라이트는 9이닝당 삼진률 9.2를 기록했다. 이닝 당 삼진이 1개가 넘는 수치. 참고로 뉴욕 메츠의 ‘토르’ 노아 신더가드

가 2019시즌 9.2를 기록했다. 물론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적어도 라이트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탈삼진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산 플렉센 9.64 류현진 8.03, 라이트, 플렉센은 규정이닝 미달)

라이트는 최대 157km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 140km후반대의 투심 싱커 140중반대의 커터를 주로 구사하는 투수이다. 세 구종의 구사율이 92%를 넘는다. 간간히 130km 정도에 형성되는 체인지업은 제구가 완전하지 않아 간간히 섞는 수준.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각이 큰 변화구 보다는 변형 패스트볼 위주로 승부를 보는 타입이다.

※2019시즌 마이크 라이트 구종 구사율 ( 볼티모어 오리올스 + 시애틀 매리너스)

패스트볼 : 35%

투심 싱커 : 24%

커터 : 36%

체인지업 : 5%

(자료 :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하지만 보통의 변형 패스트볼 유형의 투수가 땅볼 유도가 많은 반면, 라이트는 땅볼이 많은 유형은 아니다. 타자들이 기본적으로 라이트의 공을 맞히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2019시즌 라이트가 던진 공의 헛스윙률은 11.4%.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한 기록임을 고려하면 KBO리그에서 헛스윙률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2019시즌 KBO리그 평균 헛스윙률 9.4%)

◇제구력은 KBO리그에서 안정감 찾을 가능성 높아

강속구 투수들이 흔히 가지는 숙명. 다소 불안한 제구력은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라이트의 9이닝 당 볼넷 허용은 3.7개로 삼진이 많지만 볼넷 또한 많았다. 하지만 주로 선발 투수로 출장한 마이너리그에서 라이트의 9이닝 당 볼넷 허용은 2.6개까지 줄어든다.

라이트

이는 라이트의 메이저리그 (좌) / 마이너리그 (우) 투구 히트맵을 볼 때 조금 더 명확해진다. 한 눈에 봐도 메이저리그에서 존을 크게 벗어난 투구가 많다. 대조적으로 마이너리그의 투구는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크게 벗어난 투구가 거의 없고 대부분의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형성되어 있다.

◇이닝 소화력에는 다소 의문, 선발로 뛰기 위한 준비 필요

큰 키와 높은 타점, 강력한 구위를 가진 라이트지만 이닝 소화력에는 약간의 의문부호가 따른다. 선발 경험은 많은 편이지만 불펜을 오가며 많은 이닝을 소화해보지 못 했기 때문이다. 2011년에 데뷔한 라이트가 150이닝 이상을 소화한 시즌은 단 한 번 뿐. 2016시즌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151이닝을 소화한 이후로 3년간 284이닝만을 소화했다. 연 평균 95이닝. 주로 불펜 투수로 뛰었던 라이트기에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선발로 뛰기 위한 몸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LG 윌슨과 비슷한 유형, 타점 높고 공 빨라 적응이 관건

KBO리그의 용병 중에서는 타일러 윌슨과 비슷한 유형이라 할 만하다. 우선, 통산 마이너리그 성적이 큰 차이가 없다. 체인지업의 구사율이 낮고 투심 싱커를 잘 구사하는 우완 투수라는 공통점 또 한 가지고 있다.

윌슨

윌슨은 KBO리그에서 2018, 2019 두 시즌 간 23승, 평균자책점 2.99라는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 과연 라이트가 윌슨처럼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만약 라이트가 기대대로 순조로운 적응을 마친다면 NC는 기존의 루친스키와 함께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iaspire@sportsseoul.com 자료제공 | 스포츠데이터레볼루션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