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8년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리와의 8강전을 앞두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박항서 매직’이 필요한 순간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D조 3위(2무)로 8강 진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지난 10일 아랍에미리트(UAE)와 1차전, 요르단(13일)과 2차전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낸 건 좋게 평가 받을 부분이었다. 그러나 박항서호가 골맛을 보지 못한 상황이 베트남의 조별리그 통과를 발목 잡고 있다.

베트남이 속한 D조는 현재 UAE와 요르단이 1승1무씩 기록하며 승점 4로 1~2위를 기록 하고 있다. 두 팀 모두 베트남과 비겼으나 조 최하위 북한(2패)을 상대로 승리했기에 유리한 상황이다. 박항서호가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3차전을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다만 승리하고도 UAE-요르단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승점-골득실-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는 이번 대회 규정상 북한전 골을 기록한 중동 2팀이 유리하다. 박항서호가 1골 차로 북한에 승리해도 15일 현재 조 2위 요르단(승점 4·2득점1실점·+1)에 다득점에서 밀리기 때문에 UAE가 승리하길 바라야 한다. 게다가 같은 시각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무조건 다득점 승리 상황을 만들어놓은 뒤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상황이다.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혼란스러운 조별리그 상황에 따라 중동팀들이 마음 먹고 사이 좋게 비기면 북한에 승리해도 승점 5를 만든 박항서호와 3팀의 승점이 같아진다. 2골 차 승리가 아닌 이상 베트남은 조별리그 3위로 탈락하면서 베트남 축구 사상 최초 올림픽 진출을 목표했던 꿈에서 깨야 한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다. 박 감독이 지난 2년간 작성한 신화는 튼튼한 수비를 기반으로 한 역습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기에 다득점이 쉽지 않다. 최근 경기를 돌아봐도 베트남이 동남아 외 팀에 2골 이상 차로 승리한 경기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1월 베트남 성인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예멘에 2-0 승리를 챙겨 16강에 오른 게 그나마 최근이다. U-23 대표팀으로 조건을 좁히면 네팔(2-0 승), 파키스탄(3-0 승)에 승리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8강 진출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에서 베트남은 박 감독이 다시 한 번 기가막힌 용병술을 펼치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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