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 후 1년…승리 수사는 여전히 오리무중[SS초점]
    • 입력2020-01-15 06:00
    • 수정2020-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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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승리 \'어두운 표정으로 법원 출석\'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사건의 핵심인물인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30)는 또 구속을 면하며 수사는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로 남았다. 구속영장 기각이 범죄혐의 사실에 대한 무죄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검찰이 승리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앞으로 버닝썬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승리의 구속영장이 지난 13일 오후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 혐의의 내용, 일부 범죄 혐의에 관한 피의자의 역할, 관여 정도 및 다툼의 여지, 수사 진행 경과 및 증거 수집의 정도,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를 종합하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김세라 변호사는 “구속사유는 범죄의 중대성, 도망 우려, 증거인멸 우려 등 크게 세 가지다. 이번 승리의 영장기각 이유는 도망이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것이 주된 것이었다. 이미 수사가 거의 대부분 진행되어 더이상 확보할 증거가 없어 인멸 우려도 낮고, 승리가 그 동안 수사에 임한 태도를 비추어 봐도 도망 우려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영진 변호사(권한법률사무소)는 “승리가 현재 인정한 혐의는 상습도박 밖에 없는데 이것만 가지고 구속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성매매알선 혐의도 범죄가 성립된다고 하더라고 승리가 주도적인 입장이었는지, 단순히 가담한 정도인지 불명확해 범죄사실의 소명이 덜 됐다고 보고 기각한 걸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법원의 판단에 대한 대중의 비난의 목소리는 거세다. 흐지부지 수사를 종료해버린 ‘버닝썬 사건’의 핵심인물이기도 한 승리가 또다시 풀려난 것에 의구심을 품는 것. 김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는 하루만에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 판사들도 모든 내용을 섬세하게 보긴 힘들다. 구속사유에 대한 판단도 어찌보면 완전히 객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영장실질심사 때 거물급 전관변호사를 선임해서 몇 시간씩 마라톤 변론을 하는 이유도 어쩌면 그런 현실에서 생기는 부조리다”라고 말했다.

결국 검찰 측 논리와 변호인 측 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하루라는 짧은시간 안에 얼마나 영장담당판사의 심중을 흔드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처음 사건을 수사했던 지난해 5월 경찰이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에 대해 “주요 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비슷한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했지만, 다툼의 여지가 있고 없고는 대외적인 명분일뿐 실제는 검찰이 법관의 마음을 흔들만한 자료 제출이나 변론을 못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포토] 영장실질심사 출석 승리, 기자 질문에 말없이...
버닝썬 게이트는 지난해 1월 제보자 김상교씨가 클럽 버닝썬에서 강간약물인 일명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력이 만연하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3월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겨진 전 버닝썬 직원 조모씨는 마약혐의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는 2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버닝썬의 비리를 눈감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도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이른바 ‘승리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총경 역시 기소돼 재판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버닝썬 사건의 주요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과 기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버닝썬 게이트의 시작이자 중심에 있는 승리와 관련한 수사만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검찰이 승리의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성매매 알선 등 총 7개로, 가장 큰 차이는 상습도박 혐의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2개 혐의가 추가됐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사건 송치 후 7개월의 보강수사에도 검찰이 승리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앞으로 버닝썬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의 편의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기지만 승리가 연예인인만큼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이다.

김 변호사는 “구속수사는 수사기관에게는 매우 편리하고 유리한 수단이다. 일단 구속되면 피고인의 심리상태는 극히 위축되게 되기 때문인데, 더구나 승리같은 연예인은 그게 더 심했을 것”이라고 보며 “유사한 문제가 있었던 정준영과 최종훈은 모두 구속 기소돼 1심 재판까지 진행되는 동안, 승리나 양현석 등은 자유를 누리고 있는 모습은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법조계는 앞으로 검찰이 추가 수사를 거쳐 승리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보다는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모두 기각됨에 따라, 검찰은 승리를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방침에 무게를 두고 보고 있다. 유 변호사는 “구속, 불구속 수사여부와 유무죄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을 뿐 무죄이기 때문에 승리를 불구속 사건으로 수사하란 의미가 아니다”라며 “따라서 검찰이 추가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진 않을 것”이라고 불구속 기소 의견에 힘을 실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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