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국내에서 시판중인 준대형 세단 자동차 10개 모델 가운데 지난 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차종은 현대자동차 ‘그랜저’ ‘K7’ 순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의 호감도를 나타내주는 감성어 지표에서는 현대 제네시스G80(스포츠 포함)이 톱이었지만 그랜저는 호감도 면에선 가장 낮아 눈길을 끌었다.

7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소장 김다솜, 이하 연구소)는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준대형 세단 10개 차종의 정보량(소비자 관심도)과 감성어 추이(소비자 호감도)를 빅데이터를 통해 조사 분석했다.

조사대상 채널은 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조직·정부/공공등 12개이다.

◆ ‘준대형 세단’ 알고보니 사실상 ‘중형 세단’인 자동차

준대형 10개차종 제원
준대형 10개차종 제원.  제공 |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사실 ‘준대형’과 ‘준중형’은 자동차관리법상에 없는 비공식 분류로, 일반적으로 ‘준대형 세단’이란 배기량이 대략 2400cc이상 3500cc미만의 차량들을 뜻하지만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크기를 키우고 배기량을 늘리면서 모호해진 감이 없지 않다.

연구소는 최근 자동차사들의 마케팅 정책과 소비자들의 최근 인지도를 감안, 최근 트렌드에 맞게 ‘준대형’ 세단을 분류했다.

연구소 측이 ‘경차’ ‘소형’ ‘준중형’ ‘중형’ ‘준대형’ ‘대형’ 세단중 준대형 세단을 가장 먼저 다룬 이유는 최근의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중형에서 준대형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기아자동차가 ‘K7 프리미어’,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가 ‘더 뉴 그랜저’를 출시한 후 이들 차종이 중형 차들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다.

연구소는 최근 트렌드에 따라 자동차 크기를 재분류한 후 그 기준에 맞춰 준대형 자동차로 분류된 자동차들에 대해 소비자 관심도와 호감도를 조사했다.(연구소의 준대형 분류 기준은 ‘전장 4900~4999mm, 전폭 1850mm이상’이면서 여러 모델 가운데 배기량 기준 ‘2900~3399cc이 단 하나라도 포함돼 있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국내 포털에 ‘준대형’으로 표기된 아우디 A6는 ‘40 TDI’와 ‘45 TFSI 콰트로’ 두 모델 모두 전장이 4950mm, 1885mm로 크기 기준은 충족하나 배기량이 각각 1968cc와 1984cc로 2000cc급에 불과해 사실상 중형 자동차로 분류했다. 참고로 아우디 A8L의 경우 배기량은 2995cc로 준대형 기준을 충족하지만 전장이 5310mm로 준대형 기준을 초과, ‘대형’ 세단으로 분류된다.

준대형으로 알려진 토요타 ‘렉서스 ES’의 경우 배기량이 3500cc급으로 사실상 준대형이 아닌 대형세단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렉서스 ES하이브리드’의 경우는 2400cc급이어서 준대형 기준에 미달됐다. 2400cc급이 준대형에 포함돼야 한다면, 국내 포털에서 중형으로 분류하고 있는 2500cc급 닛산 ‘알티마’도 전장 길이가 4900mm이기 때문에 당연히 ‘준대형’으로 분류돼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역시 준대형으로 분류되고 있는 볼보 ‘S90’은 전장이 4965mm로 크기는 준대형급이나 배기량이 1969cc로 중형이어서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볼보 S60의 경우 전장 4760mm, 배기량 1969cc로 국내 포털에서도 ‘중형’으로 분류돼있다.

준대형 ‘캐딜락 CT5’와 ‘링컨 MKZ’도 배기량이 2000cc 미만이어서 중형으로 분류됐으며 링컨 컨티넨탈의 경우 3000cc급이지만 전장 정보가 없어 조사에서 제외됐다.

이밖에 또 다른 준대형 ‘닛산 맥시마’는 3500cc급으로 사실상 대형세단이어서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벤츠 E클래스’의 경우 ‘450 4Matic’을 제외하곤 6개 모델이 2000cc급이지만 ‘450 4Matic’이 3000cc급이어서 조사에 포함됐으며 ‘BMW 5시리즈’ 역시 시판 6개 모델 가운데 5개 모델이 2000cc급 중형이었지만 ‘540i xDrive’ 모델이 3000cc급이어서 함께 조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쏘나타와 K5의 전장이다. 이들 두차종의 전장은 각각 4900mm와 4905mm로 본 연구소 준대형 분류기준을 충족했다. 다만 배기량이 2000cc급이어서 중형으로 분류됐는데 이는 ‘아우디 A6’와 ‘볼보 S90’과 비슷한 상황이다.)

◇ 소비자 관심도, ‘그랜저’ 최고 ‘재규어 XF’ 가장 적어
2019년 준대형 세단 소비자 관심도 순위
2019년 준대형 세단 소비자 관심도 순위.  제공 |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준대형 세단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정보량을 기록한 차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로 총 29만8949건으로 조사대상 10개 차종 전체 정보량(소비자 관심도)의 26.88%(아래그림 참조)를 차지했으며 2위는 기아자동차의 ‘K7’으로 23만9255건(21.52%)을 기록했다.

10개 차종 중 국산은 단 3개 차종인데 이들 중 두 차종이 전체 정보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제네시스 G80의 정보량을 합친다면 전체 소비자관심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현대와 기아차 준대형 세단이 국내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BMW 5시리즈가 19만5751건(17.60%), 벤츠 E클래스 15만6886건(14.11%), 제네시스 G80 8만4697건(7.62%), 벤츠 CLS클래스 3만8810건(3.49%), 아우디 A7 3만8170건(3.43%), 포르쉐 카이엔 2만9287건(2.63%), 마세라티 기블리 1만6908건(1.52%), 재규어 XF 1만3287건(1.19%)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 준대형 세단 소비자관심도 점유율
2019년 준대형 세단 소비자관심도 점유율.  제공 |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2019년 준대형 세단 월별 소비자관심도
2019년 준대형 세단 월별 소비자관심도.  제공 |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준대형 세단의 월별 관심도를 살펴본 결과 1~5월 사이 월별 소비자관심도 톱은 계속 그랜저였으나 K7 프리미어가 출시됐던 지난 6월(12일 출시)엔 K7이 1위로 올라섰다.

이후 9월까지 4개월동안 K7이 선두를 달렸으나 11월(19일) 더 뉴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10월부터 소비자들은 K7보다 그랜저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11월과 12월에는 사실상 그랜저의 독주에 가까웠다.

BMW 5시리즈는 연초부터 5월까지 그랜저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소비자 관심도를 보였으나 6월 K7이 출시되면서 3위로 밀려났다.

재규어 XF는 월별 정보량이 유일하게 세자릿수에 불과한 달이 4번이나 됐다.

◇ 준대형 세단 소비자 호감도 ‘제네시스 G80’ 톱…포르쉐 카이엔‘·’재규어 XF‘ 순
2019년 준대형 세단 소비자 호감도 비교
2019년 준대형 세단 소비자 호감도 비교.  제공 |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준대형 세단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도를 살펴봤다.

조사결과 긍정률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G80(스포츠 포함)‘이 55.88%로 1위를 기록했으며 그랜저가 40.71%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1위와 10위간 격차는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큰 편은 아니다.

긍정률 2위는 포르쉐 카이엔으로 52.05%, 3위는 재규어 XF로 50.61%, 4위는 벤츠 CLS클래스로 49.35%였으며 K7은 49.19%로 근소한 차이로 5위를 차지했다.

부정률이 가장 높은 차종은 아우디 A7으로 14.02%였으며 포르쉐 카이엔이 14.00%였다. 현대 그랜저가 13.92%로 뒤를 이었다.

포르쉐 카이엔은 긍정률이 두 번째로 높았지만 부정률도 두 번째로 높아 극과 극을 달렸다. 준대형 세단중 최고가인 차에 대한 이 같은 평가는 눈여겨 볼 일이다.

부정률이 가장 낮은 차는 긍정률 1위였던 ’제네시스 G80‘으로 8.17%에 불과했다.

연구소 측은 “사실상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가장 높은 차에 G80이 등극한 것은 고가 수입차 대비 높은 가성비와 이들 차량에 못지 않은 뛰어난 품질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소비자 관심도와 호감도 모두 국산 차량이 톱을 차지한 만큼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의 국산차 약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포스팅 글에 ’예쁘다·좋다·만족한다·최고·웃다·고품질·잘한다‘ 등의 단어가 있으면 긍정글로 분류되고 ’나쁘다·화난다·저품질·불만족·울다·짜증·못한다‘ 등의 단어가 있으면 부정글로 분류된다고 연구소 측은 부연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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