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안치홍 영입1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한 안치홍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조건을 교환하고 서로 이해하는데 2분도 걸리지 않았다.”

KBO리그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역사에 굵직한 획을 긋는 딜이 성사됐다. FA 안치홍과 롯데가 6일 2년 최대 26억원 보장, +2년 연장계약시 최대 4년 56억원이 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 구단과 안치홍 대리인 이예랑 에이전트는 계약 성사 후 천편일률적인 계약 기간 4년에서 벗어나 구단과 선수가 모두 웃을 수 있는 계약을 맺은 데에 의미를 부여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계약 과정에서 획기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FA 선수와 구단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4년 보장 계약보다는 선수도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고 우리도 선수의 최전성기 2년을 함께 할 수 방법을 모색했다. 우리 구단과 안치홍측의 뜻이 잘 맞았고 그 결과 2+2년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세부내역은 다음과 같다. 일단 보장 금액은 2년 20억원이다. 안치홍은 롯데로부터 계약금 14억2000만원, 2년 동안 연봉 2억9000만원을 보장 받는다. 첫 2년 계약 기간 동안 성적에 따른 옵션과 2년 후 다시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도 포함됐다. 옵션 규모는 최대 5억원이다. 그리고 2년 후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롯데 구단에 첫 번째 선택권이 있는데 롯데가 계약 연장을 선택할 경우 안치홍은 계약 연장 또는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는 선택권을 얻는다. 만일 롯데가 계약 연장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안치홍은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롯데가 계약연장을 선택하면 안치홍은 1억원을 추가 지급받는다. 향후 +2년이 시행되면 안치홍은 2022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2년 최대 31억원 계약이 진행된다. 안치홍이 앞으로 4년 동안 모든 옵션을 충족시킨다면 계약 규모는 4년 56억원으로 이번 FA 시장 최고규모가 되는 것이다.

이예랑 이에전트는 “구단과 선수 모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계약을 고민한 끝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무엇보다 협상 테이블에서 성민규 단장님과 대화가 잘 이뤄졌다. 조건을 교환하고 서로 이해하는데 2분도 걸리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업무 경험도 있으시기 때문에 복잡할 수 있는 계약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됐다”고 돌아봤다.

2년 후 시행되는 +2년 조항과 관련해선 “롯데 측에서 +2년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보류권을 풀어주기로 합의했다. FA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지금시점에서는 FA가 아닌 그냥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게 안치홍 선수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FA제도 변경으로 FA 재취득 기간 4년이 사라져서 FA가 되는 것보다 보상선수와 보상금이 없는 자유계약선수가 낫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이 에이전트는 “이런 아이디어를 믿고 따라와준 안치홍 선수에게도 고맙다. 계약 내용에서 드러나듯 안치홍 선수는 도전의식을 갖고 이번 FA 시장에 나왔다. 4년 보장 계약만 고집할 수도 있었는데 선수가 믿어줬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며 “현재 안치홍 선수는 식단조절을 하고 있다. 롯데 구단 또한 이 부분에서 안치홍 선수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엇보다 2루수로서 자존심을 지켜준 것에 대해 롯데 구단에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 에이전트의 말대로 롯데는 첫 계약기간 2년 동안 안치홍에게 2루수 포지션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치홍이 비록 2019시즌 수비에서 고전했지만 이제 만 30세 내야수인 만큼 골든글러브 2루수의 모습을 회복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로써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 과제였던 내야 센터라인 강화를 달성했다. 롯데는 2020시즌 2루수 안치홍·유격수 딕슨 마차도 키스톤 콤비를 가동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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