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김구라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모두가 대상의 주인공만을 바라볼 때 이에 연연하지 않고 누구보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신들의 소신을 전한 이들이 있었다. 바로 ‘2019 SBS 연예대상’ 대상 후보였던 백종원과 김구라다.

백종원

◇“나는 비연예인”…2년 연속 대상 불발에도 미소지은 백종원

SBS에게 백종원은 예능인 그 이상의 의미다. 백종원은 SBS에서 ‘백종원의 3대천왕’은 물론 ‘푸드트럭’, ‘골목식당’, 최근에는 ‘맛남의 광장’을 론칭시켰다. 지역상권을 활성화 시키고 농가를 살리는 백종원표 예능은 음식 예능 그 이상의 사명감이 담겨있다. 의미뿐 아니라 화제성도 뛰어나다. 5일 첫방송된 ‘맛남의 광장’은 벌써 시청률 8%를 넘겼고, ‘골목식당’은 10% 시청률로 수요일 밤예능 최강자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이에 백종원의 대상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건 당연한 결과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백종원에 대해 또 다른 대상 후보였던 신동엽은 “오늘처럼 100% 상을 못 받을 거라는 확신을 느낀 적은 방송 생활 중 처음이다”라며, 전년도 대상 수상자 이승기 역시 “이번 대상 수상은 총알이다. 피해가야 한다”면서 간접적으로 백종원의 수상을 예상했다.

그러나 “큰 욕심 없다. 대상을 주셔도 안받는다”는 백종원은 단호했다. “전 연예인이 아니다. 연예대상은 1년동안 고생하신 예능인 분들이 받으셔야한다”며 시상식이 재미있어서 구경하기 위해 참석했다며 대상 수상에 연거푸 손사래를 쳤다. 결국 백종원은 ‘공로상’으로 그간의 노고를 인정받았다. 대상을 고사한 백종원의 진심과 그간 노력한 백종원의 진가를 담은 수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공로상 백종원부터 최우수상(김성주), 신인상(정인선), 최우수프로그램상까지 4관왕에 오르며 ‘런닝맨’으로 대상을 받은 유재석 못지않은 영광을 누렸다.

공로상 트로피를 쥔 백종원은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의 가게, 휴게소에 오셔서 줄을 서 주시고 식사를 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에너지를 얻는다.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나고 책임감을 느낀다”며 “골목의 자영업자와 농민, 어민들 기운 내시고 최선을 다해서 희망을 보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진심 어린 소감을 남겼다. 비록 2년 연속 대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구경하러 시상식에 왔다”는 그의 말처럼 백종원은 수상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다른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대상’ 그이상의 품격을 보여준 백종원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김구라

◇“구색 맞추기 그만”…지상파3사 향한 김구라의 웃음 속 묵직한 일침

28일 열린 ‘2019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에는 ‘미운 우리 새끼’ 신동엽,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백종원, ‘런닝맨’ 유재석, ‘동상이몽’ 김구라, ‘정글의 법칙’ 김병만, ‘미운 우리 새끼’ 서장훈, ‘런닝맨’ 김종국, ‘집사부일체’ 이승기 등이 올랐다. 공식적인 대상 후보는 총 8명이었으나 사실상 백종원과 유재석의 2파전이나 다름없었다. 구색 맞추기에 끼워진 6명의 후보들은 대상 후보로 오른 소감조차 말하기 난감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모두가 눈치를 보고 있을 때 김구라의 사이다 일침이 출연진과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을 일으켰다. 김구라는 “저도 납득이 안 되는데 시청자들이 납득이 될까 싶다”고 운을 떼며 “8명의 후보는 구색맞추기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영광스럽지만 앉아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연예대상도 이제 물갈이를 해야한다”며 “”대상 후보 8명 뽑아놓고 아무런 콘텐츠 없이 개인기로 1~2시간을 보내면 안 된다. 광고 때문인 걸 알지만 방송 3사 본부장들이 만나서 번갈아가며 하는 방안을 얘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소를 짓고 MC 김성주와 장난섞인 대화를 주고받으면 나온 발언이었지만 그가 던진 메시지는 꽤나 묵직했다. ‘지상파의 위기’가 대두된 이후로 3사 통합 시상식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새롭기보단 익숙한 예능인,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상 나눠주기’로 전락해버린 방송 시상식에 대한 비판은 매년 높아지지만, 긴장감 없는 대상 경쟁 역시 분량 확보와 광고 편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송사의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자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배우근·김도훈기자 kenny@sportsseoul.com,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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