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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프렉센. 출처=MiLB닷컴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두산에 이어 KIA도 메이저리그(ML)에서 활약하던 젊은 투수를 영입했다. ML 재진입을 노리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이 속속 KBO리그를 찾는 모양새다.

두산이 지난 8일 영건 크리스 프렉센(26)을 영입한데 이어 KIA가 10일 드류 가뇽(29)과 계약했다. SK와 계약한 닉 킹엄(28)과 리카르도 핀토(25)도 KBO리그를 발판삼아 ML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중을 갖고 있다. 메릴 켈리에 이어 조쉬 린드블럼까지 ML 연착륙에 성공하면 젊고 가능성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KBO리그행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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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 가뇽. 출처=뉴욕포스트

스포츠서울이 지난 9일 ‘린드블럼-산체스 맹활약, KBO리그 산업화 초석된다’ 제하의 기사를 게재하자 팬들 사이에서 다년계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기껏 키워놓으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지적이 따라 붙었다. 린드블럼은 물론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와 입단 계약을 맺은 앙헬 산체스도 이적료 한 푼 없이 해외리그로 떠났다. 두산과 SK에서 선발 에이스 역할을 하던 투수들이라 이들을 보내는 팬들의 마음에 약간의 배신감도 담긴 뉘앙스다. 다년계약을 체결해 놓으면 이적료가 발생한다. 이적료를 지불하면서까지 영입할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갖추는 게 선결조건이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ML이나 일본프로야구 모두 선발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부터 KBO리그는 재계약하는 외국인 선수에 한해 다년계약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사장회의)에서 일부 규약을 개정하면서 신규 외국인 상한제(총액 100만달러 이내)와 함께 재계약 대상자는 다년계약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구단의 의지에 따라 올겨울에도 다년계약을 맺을 외국인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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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킹엄. 출처=피츠버그유망주닷컴

외국인 선수 다년계약은 독이든 성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일정기간 계약기간이 보장되면 태업하는 선수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도전보다 안정을 택하면 나태해진다는 사례가 있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리그 특성을 고려하면 태업성 플레이는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다. 그렇다고 옵션 등 계약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면 계약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 ML 재도전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구단과 선수가 신뢰를 쌓아야 한다. 각 구단 프런트의 산업화 의지와 선수 육성 시스템 확립이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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