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광현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야구 프리미어12 대표팀 김광현이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SK 김광현(31)은 이른바 ‘배짱 장사’를 해야 한다. 에이징 커브를 걱정해야 하는 30대에 메이저리그(ML) 진출 도전장을 내밀었으니 한국 최고 투수에 걸맞는 대우를 받고 당당히 입성해야 명분도 선다.

이왕 ML 입성을 위한 칼을 빼들었으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 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선발투수 보직을 보장받아야 한다. 가치가 상승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불펜보다는 선발투수의 가치가 훨씬 높다. 25인 로스터에 일정 기간 이상 선발 등판을 약속하는 팀을 조건으로 내걸어야 한다.

이 전처럼 최고액 응찰구단과 단독협상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은 선택의 폭을 넓힐 기회다. 가능하면 내셔널리그를 선택하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가장 큰 이득은 상대팀 투수를 타자로 맞이한다는 점이다. 경기당 평균 3차례 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1이닝을 상대적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디슨 범가너처럼 타자로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과시하는 투수도 있지만, 대부분 투수들은 타격보다 투구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은 대응할 수 있지만, 140㎞대 초반까지 측정되는 고속 슬라이더는 타자로 나선 상대 투수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좋은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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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광현은 ‘꿈을 위해 ML에 도전’할 시기는 지났다. ML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할 나이다. 지난해부터 철저한 몸관리로 구위를 유지하고 구종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김광현은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왼손 파이어볼러’다. 여전히 희소가치가 높은 유형인데다 단기전 경험까지 풍부해 단기전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다. ML 구단 특유의 시장 논리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김광현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으로 시카고 컵스를 포함해 애리조나, LA다저스, 뉴욕 메츠 등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빅마켓 구단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우선은 적응을 포함해 개인 성과에 집중할 수 있는 중위권, 중소형 마켓으로 진출하는 것도 영리한 선택일 수 있다. 우승 경쟁을 하는 팀은 아무래도 순위 다툼을 시작하면 가능성이 아닌 실력에 투자를 하기 마련이다. 동양인 선수에 대한 현지 언론의 묘한 따돌림 현상 등도 빅마켓 구단이 더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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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준우승을 차지한 야구대표팀 김광현이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용일기자

올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프리미어12까지 소화하며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스로 컨디션을 조율할 수 있는 팀을 조건으로 포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ML은 생각보다 계약 옵션이 훨씬 많다. 조급하게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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