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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경북 영주에 위치한 경륜훈련에 모처럼 큰 경사가 있었다. 15년 만에 조기졸업자가 탄생한 것. 주인공은 25기 경륜 후보생 임채빈(28)이다. 그는 데뷔도 하기 전에 200m, 500m 경륜훈련원 역대 신기록을 작성하며 벌써부터 내년 벨로드롬의 최고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2004년 조호성(11기, 은퇴) 외 38명의 선수들이 조기졸업을 한 바 있으나 단독으로 조기졸업하는 것은 경륜 역사상 처음이다. 임채빈은 200m 10초 32, 500m 32초, 1㎞ 1분 06초를 기록하며 200m와 500m에서 역대 경륜 후보생 가운데 최고 신기록을 경신했다. 1㎞는 현재 슈퍼특선 강자로 활동하고 있는 황인혁(21기, 31세, 세종)의 1분 06초 89와 비슷한 기록이고 그랑프리 3연패에 빛나는 슈퍼특선이자 현재 국내 경륜을 대표하는 정종진(20기, 32세, 김포)의 졸업 당시 200m 10초 81, 500m 33초 58, 1㎞ 1분 07을 모두 능가하는 대기록이다.

임채빈은 200m 스프린트 9초 829, 1㎞ 독주 1분 01초 103의 한국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경륜 훈련원 입학 때부터 두각을 보였다. 중학교 때 극한의 상황에서 벌이는 스피드 경쟁인 사이클의 매력에 빠져 사이클부에 들어갔다는 그는 “피겨 김연아 수영 박태환처럼 임채빈 하면 사이클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는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렸다. 그 결과 대구체고, 금산군청 출신으로 2016년 경륜 종목 포함 아시아 선수권 3관왕, 2016년 사이클 대상을 차지했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이클 남자 스프린트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가대표 시절 경륜의 전설로 남아 있는 조호성(현 서울시청 감독), 엄인영(4기, 현 국가대표 감독)의 조련을 받은 그는 170㎝, 72㎏의 사이클 선수 치곤 왜소한 체력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힘을 자랑한다.

임채빈(오른쪽) 후보생, 그 옆은 25기 동기 장경구 후보생
임채빈(오른쪽)과 25기 동기 장경구 후보생.

졸업 기록을 현장에서 임채빈을 지켜본 김영호(4기, 은퇴) 수도권 경륜 수석지도관은 “순발력, 근지구력이 좋았고 특히 짧은 스피드가 매우 좋았다. 잘 만 다듬으면 최고의 선수가 나올 수도 있겠다”라는 평가를 했다.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풍부한 국제경기 경험이 있는 임채빈은 적응이 빠를 것으로 보인다. 중, 고교 선배인 특선급 강자 류재열(19기, 33세)이 있는 수성팀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기량만 놓고 보면 슈퍼특선반(SS반) 못지않은 괴물 신인의 등장으로 벨로드롬은 벌써부터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제 프로 데뷔전을 앞둔 임채빈은 “조기졸업을 하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아마추어는 하루에 4∼5개 경주를 치르는 체력이 요구되었으나 경륜은 하루에 한 경주에 집중해야 되는 경주다. 순발력, 근지구력, 스피드, 스타트가 요구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약점이 없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면서 “두 달여 준비 기간이 있는데 훈련을 열심히 해서 데뷔 전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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