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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CJ ENM과 Mnet이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위한 결단을 내릴까.

Mnet ‘프로듀스’ 시리즈 전 시즌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프로듀스 X101(이하 프듀X)’ 과 ‘프로듀스 48’의 엑스원, 아이즈원 뿐만 아니라 아이오아이, 워너원까지 소환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Mnet은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진정으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에 따른 합당한 조치, 피해보상, 재발 방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기에 대안을 제시하기 힘들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Mnet의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태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프로듀스 득표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10여명이 입건됐고 이중에는 CJ ENM의 부사장이자 엠넷 음악콘텐츠본부장인 신 모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CJ ENM과 Mnet의 탄생과 성장을 함께 해온 신 모씨 역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제 더 이상 일부 제작진와 기획사의 유착이나 일탈로 보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오디션을 통해 케이블 방송의 역사를 새롭게 그으면서 tvN과 Mnet의 성공 신화을 써내려갔던 CJ ENM은 이제 조작된 오디션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한다. 사실 지난 십수년을 돌이켜 보면 CJ ENM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단순히 장르나 포맷뿐만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 진화했다.

‘슈퍼스타K’의 경우 대국민 오디션을 표방하며 상금과 음반 발매 기회 등을 제공하며 채널의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였다면 ‘쇼미더머니’을 통해서는 오디션 경연곡을 통한 음원 수익이나 다양한 공연 사업 연계 및 소속 레이블의 확장을 꾀했다.

그리고 ‘프로듀스’ 시리즈는 앞선 오디션의 여러 수익 모델과 함께 직접 매니지먼트 사업에 진출, 단숨에 톱 아이돌을 탄생시키며 그 자체로 수익 창출을 했다. 무엇보다 K팝이라는 이름 아래 K-CON과 MAMA와 같은 자신들의 다양한 콘벤션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사실 현재 불거진 문제는 시즌1,2 당시에도 지적됐다. 2017년에는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3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하 한매연)이 성명서를 통해 방송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대기업 및 방송미디어의 음악산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지고 방송 미디어의 수익 극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공익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방송 미디어가 단순히 스를 탄생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기획사의 역할까지 하면서 불과 2년만에 이런 문제들이 현실로 드러나게 됐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 CJ ENM과 Mnet이 어떤 선택을 해야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이나 혹은 최악이나 차악을 피할 수 있는지 예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눈앞에 벌어진 사건은 자신들이 벌인 일이 자명하고 이로 인해 그동안 CJ ENM와 Mnet이 쌓아온 모든 것을 부정하고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프듀 X’로 시작된 논란과 파장은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이기에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지 않으려면 CJ ENM과 Mnet은 지금까지 대응보다는 앞으로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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