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송허민
히어로즈 하송 대표이사, 허민 이사회 의장(왼쪽부터)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히어로즈 경영진 비리를 둘러싼 폭로전이 거세지자 구단 경영진이 직원들을 감시하기 시작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히어로즈 이사회 허민 의장과 하송 대표이사의 행적과 관련한 얘기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도록 입단속에 신경쓰는 것으로 보인다.

구단 직원들은 최근 내부 분위기를 묻자 “답하기 곤란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홍보팀을 통해 공식 입장을 전해듣는 것 외에는 구단 직원이 자의로 분위기를 전달하기 껄끄럽다는 뉘앙스였다. 허 의장과 하 대표가 수세에 몰리자 직원들을 감시하려 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 구단 내부 관계자는 “지난달 사임한 박준상 전대표가 최근까지도 술값 등을 구단에 청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 직원은 박봉에 허덕이고 있는데 그만둔 전 대표이사가 술값을 구단에 청구한다는 자체가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말이 안되는 행태는 또 있다. 히어로즈는 광고 영업 등으로 운영하는 회사다. 영업사원들은 비시즌 때 자차로 영업활동을 하며 유류비 정도만 보조 받고 있다. 그런데 허 의장, 하 대표와 깊은 인연으로 구단에 입사한 한 직원에게는 관용차를 제공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해당 직원은 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받는다는 제보도 나왔다. 허 의장과 하 대표 눈에 들면 호의호식하는 구조라는 의미다.

1
왼쪽부터 이장석 전 대표, 임은주 부사장, 박준상 전 대표.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직무 정지 중인 임은주 부사장은 “허 의장과 하 대표가 구단 경영에 참여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직원들 모두 큰 기대를 품었다. 역량 있는 기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진이라 구단에 얼마간 투자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다못해 선수 복지라도 개선될 줄 알았다. 선수단 라커룸에 있는 TV 1대 교체도 안해주더라”고 울분을 토했다.

허 의장과 하 대표가 투자없이 이득만 챙긴다는 얘기는 구단 곳곳에 이미 퍼질만큼 퍼졌다. 허 의장이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이장석 전대표로부터 고척 스카이돔 스카이박스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허 의장은 두산과 한국시리즈 3, 4차전 때 스카이박스 2번 방에서 지인들과 관전하며 고형욱 상무 등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구단에 배정되는 포스트시즌 티켓도 50% 가량 챙겼다. 연간 100억원 이상 투자하는 키움증권은 허 의장 세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티켓을 배정 받았다. 주객이 전도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뒤가 구리면 정보를 차단하기 마련이다. 박 전대표 사임과 장정석 전감독 경질 직후 이른바 위메프 세력의 갑질논란이 베일을 벗기 시작하자, 히어로즈도 내부 정보 차단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양파같은 구단이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