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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대표팀이 14일 UAE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하노이 | 이용수기자

[하노이=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박항서 매직’이 베트남 축구사 첫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성큼 다가섰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중동의 강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홈에서 누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베트남은 14일 수도 하노이 미딩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G조 4차전 UAE와 홈 경기에서 전반 43분 응우옌 띠엔린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베트남은 3승1무를 기록, G조 단독 선두를 질주하게 됐다. 비슷한 시간 기존 1위 태국이 말레이시아 원정에서 2-1로 패함에 따라 베트남은 태국(2승1무1패)을 승점 3점 차이로 훌쩍 따돌렸다. UAE는 G조 톱시드국임에도 2승2패(승점 6)로 말레이시아에 골득실에서 간신히 앞선 3위에 머무르게 됐다.

이날 경기는 베트남이 홈팀임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을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UAE가 비록 1패를 안고 있으나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4강까지 오르는 등 서남아시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과 함께 터줏대감으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도 경기 전날 “UAE가 우리와 경기에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전반전 중반까진 UAE가 주도권을 잡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베트남은 전반 막판 들어 기세를 높여갔다. 박 감독이 예고했던 선수비 후공격이 맞아떨어지면서 원정팀을 압박해 나가기 시작했다. 전반전 주인공이 바로 공격수 띠엔린이었다. 띠엔린은 전반 37분 단독 찬스 때 UAE 왈리드 압바스 무라드의 태클에 넘어졌다. 일본인 주심은 곧장 레드카드를 꺼냈고, 베트남은 수적 우세를 점했다. 띠엔린의 날카로운 돌파가 빛을 발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베트남이 쥐게 됐다.

이어 전반 44분 경기장에 모인 4만 관중이 환호했다. 띠엔린이 아크 정면 먼 곳에서 쏜 오른발 로빙 슛이 곡선을 그린 뒤 골망을 출렁였기 때문이다. 아름답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득점이었다. 미딩국립경기장이 엄청난 함성에 휩싸이는 순간이었다.

박 감독의 특징은 기선 제압에 성공한 뒤 단단한 수비 조직력으로 리드를 지킨다는 점이다. 이런 양상이 UAE전에서도 나타났다. 베트남은 수적 열세 속에서도 승점 획득을 위해 공세를 감행한 UAE의 의지를 적절하게 차단했다. UAE가 자랑하는 아시아 정상급 미드필더 오마르 압둘라흐만도 박항서 매직 앞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후반 35분 교체아웃됐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준우승을 이끈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이번 패배로 경질 위기에 몰렸다.

베트남은 19일 같은 곳에서 숙적 태국과 5차전을 벌인다. 여기서도 이기면 G조 1위를 일찌감치 확정지을 가능성이 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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