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스타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내 나이가 어때서,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여느 청춘 스타 못지 않은 종횡무진 ‘열일’ 시니어 스타들이 화제다.

슈퍼주니어 규현은 최근 예능에 출연해 “요즘은 백세시대라 나이에 숫자 0.8을 곱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정도로 점점 제약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연예계가 그렇다. 오히려 시니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들이 생겨나면서 분야를 막론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니어 스타들이 많아지고 있다. 드라마, 영화에서는 누군가의 어머니나 아버지, 예능에서는 단발성 게스트 등 주변인이었던 시니어 스타들이 이제는 주축으로 나서는 시대가 됐다.

김수미와 윤여정은 예능과 드라마에서 쌍끌이 활약 중인 대표 배우들이다. MBC ‘전원일기’, 영화 ‘마파도’, ‘맨발의 기봉이’ 등 매 작품 강인한 인상을 남긴 ‘일용엄니’ 김수미. 작품 속 이미지로 인해 ‘걸크러시’ 면모가 강했던 그는 예능에서도 솔직한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다. 전문 예능인들처럼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솔직한 감정 표현과 연륜은 마치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를 보는 듯한 모습으로 공감을 샀다. 평소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김수미는 tvN ‘수미네 반찬’,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를 통해 요리 실력 뿐 아니라 상대방을 향한 진솔한 마음과 조언으로도 호평받고 있다.

윤여정은 김수미와 같은 듯 다르다. 그 역시 솔직함이 무기지만 김수미와는 또 다른 결의 예능감인 것. 바쁘게 일을 하느라 살림과 요리를 할 시간이 적었다던 윤여정은 tvN ‘윤식당’에서 식당 사장님으로 변신하는 반전 면모로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꽃보다 누나’ 등에 출연하며 예능과 친해진 윤여정은 최근 MBC ‘두 번은 없다’에 출연하며 본업으로 복귀했다. 낙원여인숙 CEO 복막례 역으로 투숙객들의 대모다. 박세완 등 청춘 배우들 사이에서도 당당히 주연을 맡은 것은 물론, 윤여정의 존재감만으로도 극의 무게감도 더해졌다. 이미 영화 ‘수상한 그녀’(황동혁 감독)로 충무로에서 깜짝 흥행파워를 자랑했던 나문희 역시 오는 12월 개봉하는 영화 ‘감쪽같은 그녀’(허인무 감독)로 돌아온다. ‘수상한 그녀’에서는 심은경과 열연하며 860만 관객을 모았다. 이번엔 아역배우 김수안과 호흡을 맞췄다. 나문희는 나이대가 올라감에 따라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을 깨고 영화 주연배우로 계속해서 활약하며 시니어 영화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뿐 아니라 남자 시니어 스타들의 공연계 활약도 두드러진다. ‘장수상회’의 신구,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당신’, ‘장수상회’의 이순재는 연극에서 알아주는 스타다. 특히 평소 암기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이순재는 여러 작품을 동시에 소화하는 저력도 보이고 있다. 또 영화 ‘로망’(이창근 감독),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등 매체연기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나훈아는 지난 5월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청주, 천안, 광주, 안동 등에서 ‘2019 나훈아 청춘어게인’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그의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소위 ‘피켓팅’이라 불릴 정도로 방탄소년단 못지 않은 치열한 티켓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시니어 스타들의 전성시대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타깃 시청층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보니 시니어 스타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도 많아지고 있다. 공연의 경우 워낙 가족단위로 많이 오다 보니 웬만한 배우나 가수들보다 티켓파워가 좋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물론 시니어 스타들과 예능 녹화 등이 쉽지만은 않다. 그만큼 서로가 익숙한 환경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연스러움들이 방송에도 녹아들고 시청자들도 이 점을 좋아하고 친근한 매력에 더욱 부담없이 찾아주는 거 같다. 그 점이 짜여져있는 예능과 다른 점”이라며 “함께 출연하는 후배들 역시 처음에는 좀 어려워하기도 하지만 녹화를 진해하다보면 어느새 오히려 더 편안하게 시니어 스타들과 가족처럼 어우러지곤 한다. 시니어 스타들이 워낙 후배들을 잘 챙기고 배려하면서 녹화장 분위기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SBS플러스·예아라 예소리·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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