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힘찬 출발 하는 달림이들
10일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일대에서 진행된 제16회 스포츠서울 마라톤에 참가한 달림이들이 힘찬 출발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홍제천 따라 달리니까 더욱 색달랐어요.”

약간 쌀쌀한 날씨도 마라톤을 사랑하는 4000여 달림이들 앞에선 시원한 바람에 불과했다. 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코스에 감탄하며 내년 대회 참가를 기약했다. 전국 달림이들의 건강 축제인 ‘제16회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가 10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성황리에 열려 막을 내렸다. 주말 들어 기온이 살짝 내려갔지만 이런 날씨가 마라토너들에겐 더욱 승부욕을 불태우는 계기가 됐다. 이른 아침부터 모여든 참가자들은 절정으로 치닫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오전 9시, 아침을 깨우는 참가자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막을 올린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는 공연팀 스윗걸의 지도로 참가자들이 몸풀기를 마쳤다. 이어 하프코스~10㎞(10㎞ 커플 포함)~5㎞ 참가자 순으로 출발 테이프를 끊었다. 김광현 스포츠서울 부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는 올해로 16회를 맞아 명실공히 역사와 전통을 갖춘 명품 대회로 성장했다. 모두가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 덕분이다”며 “서울의 한복판,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곳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2003년 시작, 어느 덧 16회째를 맞은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는 연인이나 가족, 직장 동료, 동아리 멤버 등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이 함께 뛰는 늦가을 대표적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특히 지난 12회 대회부터 극소수를 위한 42.195㎞ 풀코스를 제외하고, 능숙한 마라토너들이 뛸 수 있는 하프코스와 마라톤을 한창 즐기는 이들이 즐길 수 있는 10㎞, 달리기 초보들이 천천히 적응할 수 있는 5㎞로 코스를 압축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10㎞ 커플 코스, 5㎞ 패밀리 코스 등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10㎞ 커플 코스를 채택, 부부나 연인들이 비슷한 페이스로 달리며 사랑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순위가 중요하지 않았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달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건강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행복한 시간이 됐다. 현대건설 노동조합처럼 단체팀의 참가가 늘고 있다는 것도 반갑다.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가 이젠 음주 회식 위주의 직장 문화까지 바꾸고 있는 셈이다.

스포츠서울 마라톤
10일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일대에서 진행된 제16회 스포츠서울 마라톤에 참가한 마라토너들이 힘차게 스타트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월드컵공원에서 펼쳐지는 여러 마라톤 중 코스가 독특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참가자들 상당수가 “다른 대회는 평화의 광장을 출발해 한강변을 따라 달리는데,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는 출발 뒤 홍제천을 따라 달리는 것이 색달랐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 대회 하프코스 남자부 우승은 1시간12분16초93으로 결승선을 끊은 24살 양도훈 씨에게 돌아갔다. 그는 “고교 때 시작한 마라톤이 이렇게 삶의 활력소가 될 줄 몰랐다”며 ”내년에도 참가해 코스가 아름다운 이 대회 2연패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자부 하프코스 1위는 1시간28분46초91를 기록한 42살 이선영 씨가 차지했다. 그는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 5번 출전에 처음 우승했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10㎞ 남자부에선 태국인 와리피툭 사엔동 씨가 1위를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한국에 온지 7년 됐는데 회사 동료가 알려줘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를 알았다”며 “한국에 온 뒤 마라톤을 취미로 시작했다. 상금으론 맛있는거 먹고, 날 위한 작은 선물을 해보겠다”고 말해 한국인 동료들의 박수를 받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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