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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김승규.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울산의 강점, ‘수비’가 되살아났다.

울산이 파이널라운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첫 경기였던 지난달 20일 대구 원정(2-1 승)에서는 천적을 상대로 간만에 승점 3을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26일 강원을 홈으로 불러들여서는 2-1 진땀승을 거두며 같은 날 서울과 비긴 전북을 상대로 우승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달 3일 전북보다 한 경기 늦게 서울을 만나서는 마찬가지로 무승부 양상으로 전개된 일전을 세트피스 기회 한 번으로 살려내며 결과를 1-0 승으로 끝냈다.

돌아온 수문장 김승규는 파이널라운드 승리 공식의 키플레이어다. 지난 7월 J리그 빗셀 고베와 결별하고 한국으로 유턴한 김승규는 2015년까지 10시즌 동안 몸담았던 친정팀과 다시 손을 잡았다. 당시 주전 골키퍼였던 오승훈(제주) 역시 준수한 활약을 이어온 데다가 팀도 별다른 문제 없이 순항했기에 김승규의 복귀가 호성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자칫 악수가 될 수 있었다. 김승규는 스스로 울산 선택의 이유를 증명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김승규가 잘 막아냈기 때문에 김보경의 골이 더 빛났다. 김승규를 비롯한 수비진의 집중력이 돋보였다”며 그를 서울전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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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불투이스(왼쪽).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파이널라운드 앞두고 부상을 털어낸 센터백 데이브 불투이스의 합류는 울산 수비진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불투이스가 중심이 된 울산 중앙 수비진은 리그 최정상으로 평가받았으나, 파이널 라운드 전까지 불투이스가 소화한 경기는 15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능력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부상으로 두 차례나 장기 이탈하며 시즌 레이스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수비진이 나름 잘 버텼지만, 기존 전력으로 불투이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는 건 불가능했다. 마침내 우승으로 가는 최종 길목에서 최고조의 컨디션으로 합류했다. 강민수와 윤영선을 필두로 한 포백 라인에 불투이스까지 가세하며 짠물 수비를 회복했다.

리그 상위 6개팀이 싸우는 만큼 다득점 경기가 나오기 쉽지 않은 구조다. 사실 울산 역시 3경기 모두 내용에서 상대를 압도한 건 아니었다. 터진 득점을 모두 합쳐도 5점뿐이다. 총공세를 펼치며 화력을 뽐내는 화려한 방식보다는 실점을 최소화해 점수차를 지키는 실리적인 계산을 했다. 일단 적은 득점이라도 올린 후에는 확실히 문을 닫아 그보다 실점을 적게 만들었다. ‘수비 축구’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지만 어쨌든 마지막에 웃는 쪽은 항상 울산이었다. 꾸역꾸역 어떻게든 승리를 가져오며 14년 만에 우승컵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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