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석3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조용히 잘 만나고 있어요.”

데뷔 후 첫 공개 열애 중인 배우 오창석(37)은 조심스러웠다. 오창석은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연애의 맛’ 시즌2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이채은과 실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13살의 나이차를 극복해 많은 화제와 함께 응원을 받은 두 사람. 지난 7월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했다”며 공개적으로 선언했던 오창석이지만 이후 두 사람에게 쏟아진 지난친 관심 탓일까. 인터뷰 내내 오창석인 비연예인인 연인이 혹여나 상처를 받진 않을까 하는 배려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어느덧 11년차 배우인 오창석은 올해 데뷔 이후 대중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 탓에 작품 하나를 정하는 것도 그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연애의 맛’ 출연에 이어 긴 호흡의 KBS2 일일극 ‘태양의 계절’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안해본 일들이 들어오면 달려드는 성격은 아니다. ‘재밌겠다 할래’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나’, ‘이걸 해서 뭘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생겨야지만 일을 하는 타입이다”라고 설명한 오창석은 “그래서 그동안 일을 많이 하지 못했던 거 같다. 올해는 많았던 생각을 좀 많이 덜어놓은 해인 거 같다”고 돌아봤다.

초반, 예능과 드라마 촬영을 병행했던 오창석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고. 그는 “예능과 같이 하다 보니 힘에 부치더라. 제 체력의 한계를 잘 알기 때문에 두 가지를 같이 하는걸 좋아하진 않는다. 이번에 도전했는데 역시 쉽지 않더라”라며 “특히 예능이 스튜디오서 촬영하는게 아니라 밖을 돌아다녀야 하는 플레이어였다보니, 쉬는 날 쪼개어 촬영했고 드라마와 병행하면서 힘들어지기도 했다. 그래도 작품에 대한 책임감으로 잠 안자고 버티며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같이 호흡을 맞춘 상대 배우 윤소이는 촬영현장에서 오창석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자 친구가 되어 줬다고. “윤소이는 가장 많이 믿었던 배우다. 지금까지 함께 연기한 배우 중 제일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소이와 해서 다행이고 제일 고맙다고 생각하는 친구다. 털털하고 성격도 좋다. 여러모로 잘 맞아서 편하게 촬영했다”라며 애정과 함께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태양의 계절’은 서로를 속고 속이는 수 싸움과 배신으로 점철되는 양지그룹 ‘제왕의 자리’, 그로 인해 희생된 한 남자의 비극적인 복수극을 담았다. 극중 오창석은 고아 출신 회계사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후 인생 역전해 투자회사 썬홀딩스 대표가 된 오태양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가난했지만 순수했던 김유월과 불의의 사고 이후 사랑하는 여자 윤시월(윤소이 분)을 되찾기 위해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오태양을 오가며 1인2역 연기를 펼쳤다.

사고를 당하고 복수를 하는 인물로 변하는 과정을 그리는게 어렵기도 했지만 재밌었다는 오창석이다. “100회를 이끌어 가야 하는 입장으로서 한가지 캐릭터로만 연기하면 지루함이 배우에게도 생기기 마련인데, 여러 가지로 배역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역할을 맡아 좋았다”고 소감을 전한 그는 1인2역을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1997년도 과거 유월의 모습을 그릴 때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 그 시절에 따라가려 했다. 또 사랑하는 여자와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시절에서 모든걸 잃고 난 후의 변화를 그리는거에 연기 톤 변화를 많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는 유월이와 태양이 같은 인물인데 못 알아본다는게 힘들지 않나. 하지만 극에서는 시월이가 태양이를 못 알아 봐야 했기 때문에, 태양이 기존에 갖고 있던 행동, 제스처 하나하나까지 유월이와 헷갈리도록 신경써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일일극 단골 소재이기도 한 막장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이에 대해 오창석은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고 갔다. 시청자들께서 막장이다 말씀하시면 그 말이 맞는거긴 하지만 저는 극을 만드는 사람이 아닌 연기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대본에 충실하려 했다”면서도 “일일극의 한계점은 항상 있는 거 같다. ‘출생의 비밀’ ‘복수’와 같은 단어들이 들어가는 드라마에서는 그런 요소가 나올 수밖에 없다 생각한다. 이것들이 주가 되느냐 덜 표현하느냐의 차이인 거 같다”고 솔직한 답변을 전했다.

시청률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태양의 계절’은 6월3일 첫방송 시청률 10.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출발해 꾸준히 10% 중반 성적을 유지하며 종영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였지만 오창석은 주연으로서의 무게감 탓인지 아쉬움을 내비쳤다. “시청률 20%를 넘겨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는 그는 “신인이었을 때와는 주연배우로서 부담감이 확실히 달라졌다. 어렸을 때보단 극을 이끌어 가야 하는 부분에 대한 책임감이 많아졌고, 감독님과 소통을 더 많이 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작업에 열중하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PF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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