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에버턴전 직후 침통한 표정으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가고 있다. 리버풀 | 장영민통신원

[리버풀=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박준범기자]적장도 그를 감쌌지만, 손흥민(27·토트넘)은 충격과 실의에 고개를 떨궜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에버턴과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17분 알리의 선제골을 도우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시즌 3호 도움으로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손흥민은 후반 33분 백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손흥민은 안드레 고메스의 돌파를 저지하다 깊은 태클을 했다. 손흥민의 태클에 걸려넘어지던 고메스는 세르쥬 오리에와 충돌했고, 발목이 돌아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주심은 처음에 옐로카드를 줬으나 고메스의 부상 정도를 확인한 뒤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고메스의 부상을 확인한 선수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손흥민 역시 자책을 하며 괴로워했고 눈물도 보였다. 에버턴 센크 토순과 조던 픽포드가 손흥민을 위로했지만 소용없었다. 힘들어하던 손흥민은 코칭스태프의 부축을 받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손흥민은 믹스트존에서도 침통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취재진을 지나쳤다.

손흥민이 4일(한국시간) 에버턴전에서 백태클로 퇴장을 당했다. 리버풀 | 장영민통신원

에버턴 주장 시무스 콜먼은 경기 종료 후 토트넘 라커룸을 찾아 충격에 빠진 손흥민을 다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팀 동료 델리 알리는 “그의 잘못이 아니다. 그는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울었다”고 충격에 빠진 손흥민의 상황을 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망연자실했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손흥민의 태클은)고의가 아니었고, 불운했다”고 손흥민을 감쌌다. 적장 마르코 실바 에버턴 감독도 “손흥민을 개인적으로 아는 건 아니지만 나쁜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가 그런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슬픔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걸 100% 확신한다”고 손흥민을 두둔했다.

한편, 에버튼 팬이 손흥민의 퇴장 과정에서 인종차별적인 말과 행동을 해 에버튼 구단이 조사에 착수했다. 에버튼은 공식 성명을 내고 “모든 형태의 인종 차별은 강력히 비판한다. 이러한 행동은 경기장, 커뮤니티, 경기장 어디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력 규탄했다. 오른쪽 발목 골절상을 입은 고메스는 수술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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