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병호, 1회 추가득점 만드는...홈런포!
키움 박병호가 10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KBO 2019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으로 앞선 1회 솔로 홈런을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2019.10.10.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 4번타자답게 상대의 노림수를 간파해 잠실구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반대로 상대가 멀리 달아날 수 있는 타구를 믿을 수 없는 반사신경으로 잡아냈다. 2019년 준플레이오프(준PO)는 박병호로 시작해서 박병호로 끝났다. 그야말로 ‘박병호 시리즈’다.

역사에 남을 맹활약이다. 박병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PO 4차전에서 1회초 첫 타석부터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차우찬부터 케이시 켈리까지 LG 투수들이 커브로 자신을 공략한 것을 복기해 이날 선발투수 임찬규의 커브를 노려쳐 솔로포를 작렬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준PO 세 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준PO 1차전 끝내기 홈런을 비롯해 박병호가 홈런을 기록한 경기에서 키움은 모두 승리했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이날 박병호가 빛난 순간은 첫 타석 홈런에 국한되지 않는다. 홈런 후에도 침착하게 꾸준히 출루해 LG를 괴롭혔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노림수가 빛났다. 준PO 2차전에서 패스트볼에 홈런을 날린 김대현을 맞이해 슬라이더를 노려 좌전안타를 쳤다. 그러자 LG는 도저히 계산이 서지 않는 듯 박병호와의 승부를 피했다. 6회초와 7회초 박병호는 모두 볼넷으로 출루했다. 8회초에는 2타점 적시타까지 터뜨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박병호는 5회말 상대 일격을 차단했다. 2사 2, 3루에서 정주현이 우선상 안으로 향하는 2타점 적시타성 타구를 날리자 이를 귀신처럼 잡아냈다. 마치 농구선수처럼 엄청난 점프력과 순발력을 발휘해 빠르게 뻗어나가는 타구를 낚아챘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 뿐 아니라 준PO 1차전부터 꾸준히 몸을 날리며 1루 베이스에 철벽을 쌓았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규시즌 막바지 극심한 손목 통증에 시달린 박병호는 지금도 경기가 끝나자마자 컨디셔닝 스태프로부터 치료를 받는다. 경기 후 양쪽 손목과 발목, 그리고 무릎까지 붕대가 두껍게 관절을 둘러싸고 있다. 고통 속에서도 매 타석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준PO 무대를 자신의 시리즈로 만들었다. 이전까지 박병호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기쁨보다는 후회와 아픔이 많았다. 2013년 준PO를 시작으로 지난해 PO까지 극적인 동점포를 쏘아 올렸으나, 승리의 기쁨은 상대팀이 누렸다. 이번 준PO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타율도 0.208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올해 강철 멘탈을 앞세워 가을야구 무대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준PO 시리즈 MVP도 그의 몫이었다.

이제 박병호는 지난해 PO 5차전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SK와 마주한다. 프로 통산 첫 번째 우승을 목표로 삼은 박병호의 정상 도전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정규시즌 SK와 맞붙은 13경기에서 박병호는 타율 0.333 2홈런 1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박병호는 “홈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홈런 다음 타석, 홈런 친 다음 경기다.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해야 내 타석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필요한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이를 명심하고 늘 같은 마음으로 타석에 설 것”이라며 SK에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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