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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1을 발표하는 팀 쿡 애플 CEO.  제공 | 애플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지난 2017년, 팀 쿡 애플 CEO가 3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한달에 33달러, 일주일 커피 몇 잔 값이면 ‘아이폰X’를 살 수 있다”며 아이폰X가 비싸다는 외부의 지적에 반박했다. 그런 애플이 지난해에 아이폰 XS MAX 512GB 가격을 198만원으로 높인데 이어 드디어 올해, 아이폰11 Pro MAX 512GB 용량의 국내 출고가격을 203만원으로 확정했다. 애플이 스마트폰 200만원 시대를 연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출고가격 200만원을 돌파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가 유일했다. LG전자가 자사 V30 스마트폰에 초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300대 한정으로 출시한 ‘LG 시그니처 에디션’도 200만원을 넘기지는 않았다.

9월 6일 국내 첫 출시된 갤럭시폴드의 출고가격은 239만8000원으로 비쌌지만, 세계 첫 양산형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성과 아직 대량 양산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가격적인 면에서 비싸다는 논란이 크게 일지는 않았다. 갤럭시폴드 같은 접이식 스마트폰이 아직까지는 일반화된 스마트폰 폼팩터가 아니어서 갤럭시폴드가 200만원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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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고가 203만원인 아이폰11 Pro MAX 512GB 모델.  출처 |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은 해마다 출고가격을 높이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단말기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다. 일례로, 가장 저렴한 아이폰 11 64GB 제품도 출고가가 99만원이다. 용량을 늘리거나 상위 모델인 11 Pro, 11 Pro MAX를 구입하면 100만원대 중후반의 가격이 된다.

문제는 아이폰 가격이 비싸질수록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고가격도 높아진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엣지의 64GB 모델 출고가는 96만8000원이었는데 이듬해 갤럭시S8+6GB RAM 모델은 115만5000원으로 올랐고, 올해 갤럭시S10+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최대 174만900원까지 인상됐다.

스마트폰 사양이 높아지고, 기능이 향상되는 만큼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지만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 200만원에 도달한 것은 가계통신비 지출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애플이 먼저 200만원 스마트폰이라는 허들을 넘었으니 이후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의 가격저항은 아이폰보다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출고가격이 줄줄이 인상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실제 아이폰 XS MAX 512GB의 가격은 거의 매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숏)를 2년 가까이 마실 수 있는 금액이다. 마진 쿡(매년 제품 가격을 높이는 팀 쿡을 비꼰 네티즌들의 표현)의 표현을 빌리자면 , “최고급 아이폰을 갖고 싶다면 고작 2년만 커피를 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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