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반갑구마~반가워요!\'[포토]
LG 김현수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박병호를 만나 타격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9.05.07.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우타자가 가을야구 무대에서 대격돌한다. LG가 마운드의 힘으로 NC를 제압하며 준플레이오프(준PO) 시리즈에 진출했다.

LG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목표로 잡은 1차전 승리를 이룬 LG는 오는 6일 고척돔에서 키움과 준PO 1차전에 임한다.

투수력에서 LG가 NC를 압도했다. LG는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변화무쌍한 볼배합을 앞세워 NC 타선을 눌렀다.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과 150㎞를 상회하는 포심패스트볼, 그리고 낙차 큰 커브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동료들이 수비에서 실수를 범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4회초 유강남이 스몰린스키의 평범한 플라이를 놓쳤고 6회초 윤진호가 이명기의 2루 땅볼성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지만 켈리는 곧바로 다음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절묘한 볼배합으로 삼진과 땅볼, 그리고 플라이까지 타자를 처리할 수 있는 모든 결과를 만들어냈다.

반면 NC는 선발투수 크리스쳔 프리드릭이 고전했다. 프리드릭의 주무기 슬라이더가 이날은 특유의 날카로움을 잃어버렸다. LG 타선은 프리드릭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초점을 맞추는 전력을 세워 꾸준히 안타를 터뜨렸다. 프리드릭의 커브를 포기한 LG의 과감함이 대성공을 거뒀고 프리드릭은 4회말 마운드서 내려가며 3실점했다. LG의 불펜운용도 완벽했다. 6.2이닝을 소화한 켈리 뒤에 선발투수 차우찬을 붙였고 차우찬은 1.1이닝을 틀어막은 후 마무리투수 고우석에게 바통을 넘겼다.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은 고우석은 세이브와 함께 이날 WC 1차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LG는 홈런왕 박병호가 버티고 있는 키움을 상대한다. ‘타격머신’ LG 김현수와 ‘국민거포’ 키움 박병호가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치는 가운데 준PO 흐름 또한 두 타자의 활약에 의해 결정될 확률이 높다. 감만 잡으면 안타 3~4개는 쉽게 생산하는 김현수와 언제든 담장을 넘기는 박병호의 어깨에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최근 흐름은 박병호가 김현수보다 우위에 있다. 박병호는 8월에 치른 25경기에서 홈런 11개를 몰아치며 키움의 선두경쟁을 이끌었다. 후반기 타율은 0.273에 그쳤지만 장타율이 0.600에 달한다. 후반기 LG와 맞붙은 7경기에서도 홈런 2개를 터뜨렸고 장타율 0.560을 기록했다. 반면 김현수는 후반기 타율 0.284로 3할 타자의 체면을 구겼다. 무엇보다 9월에 치른 18경기서 타율이 0.159에 그쳤고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서 1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언제든 살아나는 타자가 김현수다. 김현수는 이날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프리드릭의 커브를 그림처럼 받아쳐 중전안타를 기록했다. 무안타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투수 유형과 구종을 가리지 않는 김현수인 만큼 준PO에서 부활한다면 LG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현수와 박병호는 2016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ML(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20대에 일찌감치 KBO리그 무대를 정복한 이들은 큰 기대 속에서 각각 볼티모어와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김현수는 입단 첫 해 활약을 2년차에 이어가지 못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 수뇌부의 집단교체로 인해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현수와 박병호 모두 고개 숙이며 한국으로 돌아왔지지만 KBO리그 복귀 첫 해인 2018시즌부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오는 11월 국제대회 프리미어12에서도 한국 대표팀 클린업을 이끌 김현수와 박병호가 역사에 남을 서울 빅뱅을 준비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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