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0)핑클, 14년만 싱글 앨범 커버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1세대 걸그룹의 전설 ‘핑클’이 가요계에 ‘컴백 공식’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였다. 최근 몇년간 ‘재결합’ 붐을 타고 가요계에 다시 등장한 팀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컴백했지만 ‘감성’과 ‘공감’의 스토리텔링을 더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핑클(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은 14년 만에 모여 전국을 여행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예능프로그램 JTBC ‘캠핑클럽’을 통해 오랜만에 대중 앞에 완전체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과 연계해 오랜만에 신곡도 발표했다. 핑클이 신곡을 공개한 건 지난 2005년 디지털 앨범 ‘포에버 핑클(Forever Fin.K.L)’ 이후 처음이다. 지난 22일 오후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 핑클의 새 싱글 ‘남아있는 노래처럼’은 23일 오전 8시 기준 벅스, 네이버, 소리바다 등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남아있는 노래처럼’은 프로듀서 김현철의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멜로디와 핑클의 보컬 조합이 어우러지는 곡으로, 멤버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 자신들의 노래에 대한 소중함을 담아냄과 동시에 기다려준 팬들의 마음을 소중히 간직해달라는 메시지를 녹여내 리스너들의 공감을 사로잡았다.

핑클의 컴백 전략은 최근 몇년간 ‘재결합’ 붐을 타고 가요계에 다시 등장한 팀들과 궤를 같이 한다. TV 예능 프로그램과 컴백을 연동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H.O.T., 젝스키스 등은 당시 최고의 예능이던 MBC ‘무한도전’의 힘을 빌어 재결합의 동력을 얻은 사례인데 핑클은 스스로 이름을 내건 여행 리얼리티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한 방송 관계자는 “H.O.T.와 젝스키스는 큰 프로그램의 일회성 아이템으로 활용된 뒤 재결합 동력을 얻었는데 핑클은 예능의 긴 시리즈를 활용해 충분히 자기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이 다르다. 다른 1세대 아이돌에 비해 자신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더 소개하며 좀 더 감성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말했다.

예능의 힘을 빌려 재결합했지만 인기 예능의 힘을 빌리는 게 아니라 새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들어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팬덤이 중요한 ‘아이돌’의 특성상 H.O.T, 젝스키스 만큼 ‘파괴력’은 없지만 ‘왕년의 걸그룹’으로서 가질 수 있는 경쟁력있는 방식을 스스로 개척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리얼리티를 통해 ‘공감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다. 자신들이 살아온 과정을 소개하면서 핑클의 전성기를 함께 한 30~40대의 공감을 샀다. 스토리텔링은 방송 제작진이나 작가진이 억지로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핑클 멤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프로그램 안에 잘 담아냈다는 점에서 핑클 멤버들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에프이 스토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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