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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왼쪽)가 10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벤투호도 한국의 월드컵 예선 기선제압 역사를 이어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테트다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13분 나상호가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선취점을 뽑았고, 후반 37분 프리킥 키커로 나선 정우영의 오른발 슛이 추가골로 이어졌다. 이로써 중요한 첫 경기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기분 좋게 홈에서 2차전 스리랑카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아시아 예선 첫 경기 역대 전적은 압도적이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지난 해 러시아 월드컵까지 9회 연속 본선 진출했는데,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권을 얻은 2002년을 제외하고 8차례 예선 1차전에서 7승1무, 한 번도 패배의 쓴 맛을 본 적이 없다. 게다가 전부 무실점이다. 지역 예선 1차전 실점의 기록을 찾으려면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1골을 내줬던 1982년 스페인 대회(2-1승) 예선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86년 멕시코 대회 네팔전(1985년 3월) 2-0 승리를 시작으로 그후 누구에게도 골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예선 첫 경기 바레인전에서 유일하게 무승부(0-0)를 거뒀다.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부턴 첫 경기에서 화력이 더 폭발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레바논전 2-0 승, 2010년 남아공 대회 투르크메니스탄전 4-0 승에 이어 2014년 브라질 대회 예선 1차전에선 레바논을 홈으로 초대한 뒤 무려 6-0 대승을 거뒀다. 직전 대회였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도 첫 판에 미얀마를 만나 2-0으로 이겼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이 속한 H조에서 한국, 레바논, 북한 다음으로 4번 시드를 받은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32위로, 37위인 한국에 비해 95계단이나 밀린다. 그러나 올해 아시안컵을 통해 벤투 감독은 이미 아시아 약팀들의 밀집수비에 고전한 바 있었고, 투르크메니스탄도 대회가 끝난 후 사령탑을 교체한 상태라 새 체제 속 전력이 불투명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만 하는 벤투호의 입장에서는 마음 놓을 상대가 못 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전력 차가 존재했다. 한국이 일찍부터 선제골을 터뜨리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고, 필요에 따라 전술에 변화를 단행하며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이었다. 상대가 간혹 역습 기회를 통해 유효슛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나, 슛이나 세트피스 등 전반적인 팀 화력을 비교하면 한국이 분명 우위에 있었다. 선수의 개인기로 추가골이 터진 쪽도 한국이었다. 이로써 첫 경기 무실점 승리로 무패 행진을 이어간 대표팀의 연속 기록은 34년까지 늘어났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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