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지난 6월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이란 평가전 도중 동료 선수에게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예열을 마친 손흥민이 본격 가동된다.

토트넘과 벤투호에서 모두 에이스로 올라선 손흥민이 새 시즌 첫 고비를 맞는다. ‘북런던 더비’를 시작으로 조지아와 평가전을 거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첫 경기까지 쉴 틈 없이 달려야 한다. 푹 쉰 만큼 에너지를 100%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손흥민 앞에 놓였다.

손흥민은 지난 26일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뉴캐슬과 홈 경기에서 징계 풀린 뒤 처음 출격해 풀타임을 뛰면서 6개의 슛을 날렸다. 토트넘은 강등권 후보로 지목받는 뉴캐슬에 0-1로 충격패를 당했으나 손흥민은 실전 감각 공백을 말끔히 지우며 나름대로 선전했다. 다만 프리시즌부터 제기된 득점 공백을 깨트리진 못해 골 맛을 봐야 하는 과제 만큼은 계속 남겼다. 그런 면에서 라이벌과 원정 경기는 그의 건재를 알릴 첫 무대가 될 수 있다. 토트넘은 내달 2일 0시30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 원정 경기를 한다. 토트넘 입장에선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의 의미가 아스널전에 담겨 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에 입단 뒤 아스널과 프리미어리그 맞대결에선 아직 득점한 적이 없다. 이번에 공격포인트를 올리거나 승리에 공헌하면 자신감과 컨디션을 확 끌어올릴 수 있다.

맞수와 한판 승부를 마친 손흥민은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터키로 이동해 벤투호에 합류한다. 내달 5일 10시30분 유럽 조지아와 평가전을 통해 ‘벤투호의 킬러’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3월 콜롬비아전에서 벤투 감독 부임 뒤 A매치 첫 골을 터트렸으나 6월 2연전에선 연달아 90분 다 뛰었음에도 침묵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기존 왼쪽 날개 말고 투톱 중 한 자리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월 UAE 아시안컵 8강 탈락 뒤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린 변화가 긍정적이었다는 판단이다. 조지아전을 통해 벤투호 주전 황의조는 물론 김신욱, 이정협 등 다른 공격수와 파트너십도 체크하는 일이 손흥민의 숙제다.

3연전 시리즈의 마지막은 투르크메니스탄전이다. 10일 적지에서 열리는데 카타르로 가는 첫 여정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다. 투르크메니스탄이 승점을 노리고 밀집 수비를 펼칠 것은 뻔하다. 그 속에서도 프리미어리그 톱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은 경계대상 1순위다. 홈팀 수비수들이 2중 3중으로 손흥민을 마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철통 봉쇄를 뚫거나 역이용해서 2선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열어젖히는 일을 손흥민이 해야 한다.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압하면 UAE 아시안컵에서 상대 수비 축구에 휘청거렸던 기억을 날리고 자신감 있게 최종예선으로 가는 길을 내달릴 수 있다. 선봉에 당연히 손흥민이 서야 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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