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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 스위밍 허윤서가 20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훈련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지은기자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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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 아티스틱 스위밍 결선 진출자인 박현선-박현하 코치가 20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자신들의 클럽팀 퀸즈클럽의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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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 스위밍 허윤서가 20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박현선 코치의 지도 아래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인천=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올림픽에서 메달 따보고 싶다.”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 한켠에는 레인이 없는 곳이 있다. 5m 깊은 수심에 뒷걸음치게 되는 여기서는 누군가의 곧은 다리가 천정으로 향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끊임없이 물갈퀴질을 하며 숨을 참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10여 초가 훌쩍 지난 뒤 수면 위로 떠오른 얼굴은 예상보다 훨씬 앳됐다. 2012 런던올림픽 종목 결승 진출자였던 박현선(32)-박현하(31) 자매는 그를 향해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에서 근래 볼 수 없었던 최고의 유망주다. 비슷한 나잇대의 선수들과 비교하면 세계 수준에도 손색없다”고 입을 모았다. 아티스틱 스위밍 8년 차 중학생 허윤서(14·신사중)의 이야기다.

아티스틱 스위밍은 수영 경기의 하나로 음악에 맞춰 헤엄치면서 기술 정확성과 표현 예술성을 겨룬다. 발레와 수영을 배우던 허윤서는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처음 이 종목을 접했다. 그러나 또래들보다 확연히 두각을 나타내며 먼저 시작한 언니들까지도 넘어서기 시작했다. 취미에 그칠 줄 알았던 운동은 아직도 학업과 병행 중이다. ‘학교에 다니며 운동하기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물 안에서 나만의 예술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재밌다. 안 되던 고난도 동작을 계속 노력해서 해낼 때가 제일 뿌듯하다”고 환히 웃었다.

박현선-박현하 자매는 코치이자 선배로서 허윤서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 그간 경영에서는 박태환이라는 스타가 등장해 각종 국제대회를 제패하며 인기몰이를 했고 지난 7월 안방에서 열린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김수지가 깜짝 메달을 따며 다이빙을 알렸다. 그러나 한국 수영 세부 종목 중에서도 비주류에 속해온 아티스틱 스위밍은 올림픽 출전권 조차 따내기도 버거운 현실이다. 박현선 코치는 “비인기종목을 알리는 데는 스타가 필요하다. 피겨스케이팅에 김연아가 있었듯 아티스틱 수영에서는 허윤서가 그렇게 자라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박현하 코치도 “이제 가르친 지 한 달 정도인데 다른 선수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선수로서 꼭 가져야 하는 오기가 있다. 집중력도 굉장히 좋아서 습득이 빠른 편이다. 이대로만 성인까지 해준다면 국제 무대에서도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FINA는 올해 중등부 선수를 대상으로 ‘아티스틱 스위밍 유스 챔피언십 2019’를 신설해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닷새간 슬로바키아에서 대회를 치른다. 허윤서는 팀 종목은 물론, 소속 클럽에서 1명만 출전할 수 있는 개인전에 한국 대표 선수로 출전한다. “이런 규모의 국제대회는 처음이라 기대가 많이 된다”고 설레하는 14세 소녀의 포부는 결코 작지 않았다. “언젠가는 IOC선수위원이 돼서 아티스틱 스위밍이라는 비인기종목을 더 알리는 게 꿈이다. 우선 올해 선발전을 통해 최연소 국가대표가 돼서 내년에 도쿄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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