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퇴 마땅한 가해자인가 마녀사냥 피해자인가
    • 입력2019-08-13 03:02
    • 수정2019-08-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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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이정수 기자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정부는 일본 강제징용 보상 적절성에 대해 번복하고 있다’, ‘아베는 대단한 지도자’, ‘7달러에 몸 파는 시기가 올 것이다’.

11일 사퇴를 선언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지난 7일 회사 내부 조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틀었다가 비판 여론에 휩쓸렸다.

‘막말·여성비하 동영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영상에는 비속어를 비롯해 대통령 비하 등 과격한 발언까지 서슴없이 등장한다.

한 기업 대표가 일본을 옹호하고 현 정부를 자극적으로 비판하는 동영상을 임직원 7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틀었다는 점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비판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는 급격히 한국콜마 불매운동으로 번졌고 대표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이번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다소 씁쓸함이 남는다. 적어도 이번 사건과 논란의 진실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지고 신중하게 검증됐다면, 한 기업에 30년간 몸바쳐오며 ‘자수성가형 경영인’으로 평가됐던 한 기업의 대표가 회사를 등지고 떠나야하는 상황까진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실제로 7일 당시 윤 회장 행적에 대한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한 익명 커뮤니티에서 “윤 회장이 영상에 간접적으로 동의하는 발언을 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 회장이 “유튜브 진행자의 표현은 너무 자극적이고 옳지 못하다”, “영상 속 사람처럼 역사 인식이 잘못되면 일본한테 지배당하게 된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에서는 공식적 입장을 통해 “일본과의 갈등에 대해 감정적 대응보다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키도 했다.

한국콜마 기업방침에서는 윤 회장의 애국심이 드러난다. 한국콜마 신입사원 입문교육에는 직접 통영까지 내려가 이순신 장군에게 인사하고 오는 프로그램이 포함돼있고, 한국콜마 승진 시험 과목에는 한국사가 있다. 월례조회 시간에는 광복절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기 바라는 윤 회장의 마음이 담겨있다. 윤 회장은 2016년에는 프랑스 기메 박물관에 있던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25억원에 구매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 기증한 일화도 있다.

긴급히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에 대한 논란이 회사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대응책이었다. 윤 회장은 사퇴 당시 ‘개인의 부족함’을 언급하며 “회사에겐 격려를 부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콜마가 친일기업’이라는 얘기까지 나돌지만 이 역시 근거는 부족하다. 한국콜마가 1990년 일본콜마와 제휴되서 설립되긴 했지만 현재 일본콜마는 한국콜마 12.43%, 한국콜마홀딩스 7.46% 지분만 갖고 있다.

앞뒤 없이 다 자르고 보면, 기업 대표로서 전 직원 앞에서 정부 비판 영상을 튼 행위는 분명 경솔한 행동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안되요’라고 교육할 때 활용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윤 회장이 직원 사상을 침해하고 정부를 비판한 ‘가해자’인지, 일방적인 여론의 비판에 물러나야 했던 ‘피해자’인지는 재차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leej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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