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유벤투스 호날두, 벤치에서 격한 반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팀K리그 친선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동료에게 손짓으로 지시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호날두 노쇼’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눈 앞에서 보고 싶었던 팬들은 그가 벤치만 달구다가 돌아가자 엄청난 화를 쏟아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손해배상 집단소송까지 준비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팀K리그 친선 경기의 문제점은 ‘호날두 노쇼’만이 아니다. 킥오프 시간이 오후 8시였음에도 유벤투스 선수들은 이를 넘긴 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 결국 56분 늦게 시작 휘슬이 울렸다. 지방에서 올라와 당일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 및 버스표를 구매한 팬들은 뜻하지 않게 서울에서 하루 더 자야 했다. 40만원 짜리 고가 티켓 상품에 들어 있는 뷔페식도 문제였다. 부실 덩어리여서 이 좌석에 앉은 관중이 적지 않은 원성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6만 관중은 호날두의 등장을 오매불망 기다렸으나 호날두는 벤치에서 물만 마시다 이탈리아로 돌아가 버렸다.

분노한 팬들은 감정만 폭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법적 행동에 나서는 중이다. 친선 경기 티켓을 구매한 팬들은 법률사무소 명안을 통해 이번 경기를 주최한 ‘더페스타’ 상대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내달 7일까지 1차 원고 모집에 나섰다. 29일까지 이미 2000여명이 집단소송에 동참했다. 이번 집단소송에 대해 한 변호사는 “호날두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사기죄로 소송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채무불이행도 주최사의 귀책 사유가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티켓값을 환불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 금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있다. 법조계에서도 호날두가 최소 45분은 나오는 것처럼 홍보한 만큼 ‘기망(허위의 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으로써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과장 광고에 해당하는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도 있다. 팬들도 “호날두만 빼면 유벤투스의 1군 선수들이 부상자를 제외하고 상당수 나온 만큼 표값을 전액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날두 노쇼’ 사태가 2라운드에 접어든 셈이다. ‘더페스타’는 이날 예정됐던 기자간담회를 연기했다. 유벤투스의 책임 있는 인사가 직접 내한해 공식 사과하기로 한 만큼 그 이후에 간담회 일정을 잡겠다는 생각이다. ‘더페스타’를 이끄는 로빈 장(한국명 장영아) 대표이사는 전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먹튀’할 생각은 없다”며 일부 보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더페스타’가 유벤투스 초청을 통해 수익을 냈는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환불 소송’은 장기화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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