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힘차게 공 던지는 두산 선발 후랭코프
두산 후랭코프가 지난 5월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생존 갈림길에 선 두산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31)가 통증 완화 주사를 맞은 뒤 평소처럼 정상 훈련에 임하고 있다. 후랭코프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기 위한 도전이지만 포스트시즌 경쟁을 그려야 하는 두산으로서는 ‘모험수’와 다름이 없다.

한 달여 이두건염 부상으로 재활에 힘쓴 후랭코프는 최근 복귀했지만 정상 구위를 되찾지 못했다. 지난 6월29일 롯데와 복귀전에서 3.2이닝 4실점 패전 투수가 됐고, 지난 5일 SK전에서도 4이닝 6실점 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잠실 KT전에서 2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까지, 최근 3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방어율 13.03을 기록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며 “(잠실 KT전에서는) 구속도 잘 안 나왔다. (다친 어깨는) ‘주사 한 번 더 맞을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지켜보고 (교체를) 결정하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김 감독이 사실상 옐로카드 한 장을 꺼낸 가운데, 후반기 첫 등판에서 정상 궤도에 들어서지 않으면 레드카드를 꺼내겠다는 뜻과 같다. 후랭코프로서는 다음 등판을 단두대 매치로 치르게 됐다.

가뜩이나 두산은 키움과 치열하게 2위 싸움 중이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확실한 활약만이 막판 순위 싸움 우위를 담보한다. 조쉬 린드블럼이 ‘믿을맨’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지난해 다승왕인 후랭코프가 이토록 급격하게 무너지면 교체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문제는 후랭코프 재신임이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 되는 것에 우려가 크다. 우선 후랭코프는 김 감독이 경고 메시지를 던진 다음 날인 지난 18일 어깨 통증 완화 주사를 맞았다. 두산 관계자는 “주사 치료 이후 본인의 루틴대로 다음 등판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스타 휴식기에 후랭코프가 얼마나 부상 부위를 말끔하게 치유하느냐가 관건인데, 생존이 걸린 다음 등판에 맞춰서 특별한 재활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않고 구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스스로 부상 재발 수준이 아니라 일시적인 통증으로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보여줘야 한다’는 생존 본능이 앞섰을 수도 있다. 한 어깨 전문의는 “아무래도 염증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이두건염 자체가 어깨 통증에서 무리할 경우 팔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지속해서 반복 동작과 힘을 써야 하는 운동선수들은 염증으로 통증 재발이 잦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주사는 일시적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예방관리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두산 구단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후랭코프 대체 후보군도 어느 정도 그려놨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부터 바뀐 새 외국인 선수 영입 비용 상한선이 발목을 잡는다. 이적료와 계약금을 포함해 최대 금액은 100만 달러(약 12억 원)인데 시즌이 지날수록 금액이 줄어든다. 즉 개막 전까지는 100만 달러에 맞출 수 있으나 7월이 지나면 절반 가까이 줄어 50만 달러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선수 이적료가 발생하면 연봉 자체가 더 낮아져 후랭코프보다 월등한 즉시 전략감을 데려온다는 보장이 없다. 즉 ‘한 번 더’를 외친 두산 입장에서는 후랭코프가 정상에 근접한 구위와 함께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만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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