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라씨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김덕근 감독의 단편영화 ‘나의 새라씨’가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 부문과 연기 부문을 동시 석권했다.

‘장르의 상상력展’이라는 부제를 건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장르로 영역과 특징을 세분화한 새로운 콘셉트의 영화제다. 프로그램은 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부문인 비정성시, 멜로드라마 부문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코미디 영화 부문인 희극지왕, 공포와 판타지 장르를 아우르는 절대악몽, 액션 및 스릴러 영화가 해당되는 4만번의 구타 등 다섯 가지 섹션으로 구분돼 있으며 관객은 선호하는 장르의 영화를 선별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김 감독의 ‘나의 새라씨’는 비정성시 경쟁 부문에 진출했었다.

‘나의 새라씨’는 뜻대로 풀리지 않는 서울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온 51살 아줌마 정자에 대한 26분짜리 단편 작품이다. 자신의 모습을 숨기려 새라라는 가명으로 도축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정자(오민애 분)가 공장에서 자신이 숨기려 했던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을 맞닥뜨리며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김덕근 감독은 ‘나의 새라씨’로 지난 5월 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와 오는 12일 개막하는 제 3회 안양申필름예술영화제에도 수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나의 새라씨’는 CJ문화재단 스토리업의 후원을 통해 완성된 작품으로, 지난해 신설된 단편영화제작지원 부문의 1기 선정작이기도 하다. CJ문화재단의 스토리업은 영화 감독 및 시나리오 작가들의 성장과 새로운 창작 콘텐츠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영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CJ문화재단은 2010년 이래 118명의 시나리오 작가를 발굴 육성하며 역량 있는 신인 스토리텔러들의 영화 산업 진출을 후원해왔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단편영화제작지원 부문을 신설, 기수당 5명 가량의 젊은 영화 감독들을 공모로 선발하고 있다. 단편영화 연출 경험자면서 해당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및 리메이크 동의를 획득한 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선정된 창작자에게는 지난해보다 500만원 상향된 최대 1500만원에 달하는 단편영화 제작비가 지원된다. 더불어 단편영화 제작 및 후반작업 관련 전문가 멘토링 등을 통해 완성도 높은 단편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CJ문화재단은 신인 감독들의 시장 진출을 실질적으로 돕는다는 차원에서 영화 제작 이후에도 자막 번역, DCP 제작, 출품비와 함께 주요 해외영화제 참가비 등 국내외 영화제 출품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김덕근 감독은 “CJ문화재단 스토리업을 통해 제작비와 영화제 출품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온전히 작품 제작에만 몰두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이렇게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 차원으로 받은 상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계속 제작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 등 한국의 뛰어난 감독님들이 청년 시절 단편영화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자신의 영화세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젊은 감독들의 단편영화 제작에 관심을 갖고 또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편영화는 감독뿐 아니라 좋은 배우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메소드 연기로 ‘나의 새라씨’를 더 빛나게 해준, 연기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오민애 배우님에게도 진심 어린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CJ문화재단은 올 4월에도 단편영화제작지원 부문 공모를 진행해 6월에 5명 신인 감독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은 앞으로 5개월간 재단의 지원을 받으며 단편영화를 완성, 국내외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한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예술사 과정에 재학하던 김덕근 감독은 지난 2018년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형 민혁이와 그의 동생 승혁이의 이야기를 그린 ‘민혁이 동생 승혁이’라는 단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제38회 하와이국제영화제 단편영화 부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홍콩대학생영화제에서 ‘Best Narrative’ 부문 최고단편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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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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