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할머니 "도전 성공하면 기분 째지지! 실패하면 그냥 웃어넘겨버려" [SNS핫스타]
    • 입력2019-06-28 06:50
    • 수정2019-07-0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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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강지윤기자] "말로 다 못하는 썩은 콩나물 같은 삶이었어요."

박막례(73)는 유튜브 이전의 삶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딸이라는 이유로 글공부 대신 집안일을 해야 했던 10대, 밖으로 나도는 남편을 대신해 파출부와 식당 일을 시작했던 20대, 평생을 허리가 굽어라 일만 하다가 치매 위험 진단을 받은 70대. '어느 순간 내 인생이라는 것을 포기…애들한테 피해 안 끼치고 죽어야지'(위즈덤하우스)라고 생각했던 그때, 손녀 김유라 PD가 그를 세상 밖으로 이끌었습니다.


"대박이 났다는 거여. 난 첨에는 대가리 터졌다는 줄 알았어요." 지금으로부터 2년전인 2017년1월, 김유라 PD(30)가 올린 할머니의 호주 여행 영상은 그야말로 대박.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최근 출간한 책 제목처럼 통쾌한 반전이 시작됐죠.


'계모임 메이크업', '시장 쇼핑 하울', '막 대충 만드는 비빔국수 레시피' 등 기존과 비슷한 듯 다른 콘텐츠는 금세 입소문을 탔습니다. 국내에서만이 아닙니다. '2019 구글 I/O'에 초청받았고 영국 BBC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전세계가 그를 주목했습니다. '글로벌한 유튜버' 박막례의 인생 후반전이 시작된 것이죠.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는 오직 박막례의, 박막례에 의한, 박막례를 위한 채널입니다. 뷰티, 패션, 먹방을 오가는 영상은 결국 인간 박막례의 매력으로 귀결되죠. 액티비티 중 부상을 입어도 "이런 건 영광의 상처다"라며 훌훌 털어내는 대범함과 랩을 해보라는 엉뚱한 주문에 "염병하네"라면서도 리듬을 타는 유쾌함. 굴곡진 인생에서 나오는 통찰력 있는 한마디까지. 여기에 추진력과 섬세함을 겸비한 김유라 PD의 손길이 더해져 무려 94만 명의 편(팬의 박막례식 표현)을 사로잡았습니다.


한편, 그의 인기는 '노년 여성 롤모델'에 대한 갈증으로도 풀이됩니다. 지난 4월 오직 박막례를 위해 한국을 찾은 유튜브 CEO 수잔 워치스키는 "유튜브를 통해 할머니 이야기가 전해졌던 것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기회를 갖기 바란다"라는 말을 남겼죠. 이는 그의 삶이 유튜브가 아니었다면 발견되기 어려웠음을 함축합니다.


'남편을 대신해 자식 셋을 키워낸 엄마'라는 시대가 입힌 옷을 벗고 마음껏 도전하고 욕망하는 그. 엄마나 아내가 아닌 주체적 개인으로 존재하는 박막례를 보며 구독자들은 자연스레 삶에 대한 시야와 상상력을 넓힙니다.


그렇기에 그보다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는 있을지언정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유튜버는 없습니다. 구글 CEO 순다 피차이가 그를 만나길 요청한 것도 이러한 맥락입니다. "유튜브 채널 중 가장 영감을 주는 채널이다"라는 그의 말은 '편'들의 감상과도 일맥상통하죠. 70대의 삶을 기대하게 만드는 박막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김유라 PD와 일문일답을 나눴습니다.


(이 기사는 박막례 할머니 특유의 말맛를 살려 적었습니다.)




Q. 유라 님은 할머니와의 여행을 위해 퇴사를 감행했고 박막례 님은 손녀를 "전생에 소꿉친구였나보다"라고 표현하셨어요. 정말 각별한 사이이신가 봅니다.


막례) 유튜버 되기 전에도 똑가텄어요. 지금이랑. 다른 집처럼 '내 새끼', '내 손주', '내 강아지'라고 못해줬는데, 어째 유라는 할머니를 어려워않고 어렸을때부터 친구처럼 잘 지냈어요.

유라) 저는 다른 집도 다 저희처럼 지내는 줄 알았어요. 회사 그만둔 건 그렇게 큰일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뭐 나중에 다른 회사라도 들어가면 되니까.


Q. 두 분이 함께 한 호주 여행 영상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영상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요?


막례) 위 언니들이 치매가 걸려서, 나도 치매가 올 수 있단 판단을 받았어요. 언니들이랑 같은 병원 다녀가꼬. 그래서 유라가 그걸 듣고는 충격을 받았는가 같이 호주로 가자 하드라고요. 그래서 영상을 찍고 유라가 편집 열심히 해가꼬 뭐 어따 올렸다는데 대박이 났다는 거여. 난 첨에는 대가리 터졌다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니래. 뭐시 대박이 난거래. 나중에 설명 들어보니까 아, 이런 세상이 있구나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세상에 첫발을 뗀 기분이더라고요.


Q. 기획부터 촬영과 편집까지 유라 님께서 모든 것을 도맡아 하고 계시죠. 영상을 구성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유라) 예전에는 그냥 할머니의 일상을 편하게 찍었다면, 지금은 저희가 영향력이 있는 채널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모든 분들께 긍정적이고 좋은 방향의 컨텐츠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유튜브가 단순히 킬링타임용 플랫폼 이상이 되었잖아요. 많은 세대가 여기에 시간을 투자하고, 꿈을 꾸고 과정을 배우고 있죠.


콘텐츠 제공자로써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거창한 콘텐츠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건강하지 않은 것은 하지 말자라고 생각하죠. 고충이 있다면 제가 모든 걸 혼자 하니 너무 바쁘다는 거예요. 하지만 영상의 결이 미묘하게라도 달라질 수 있으니 누구에게 맡길 수 없더라고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무엇인가요?


막례) 작년에 구글 갔을 때 유튜브 사장 찾으러 다니는 거 찍었는디, 진짜로 유튜브 사장님이 나를 만나러 한국에 온 거여. 난 그게 너무 기억에 남고, 그 추억이 아직도 좋아요. 아직도 꿈같고, 너무 행복했어요. 평생 미국 땅 한번 못 밟고 죽을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유투브 사장이 미국에서 나를 보러 한국도 와주고 미국도 초대해주고. '아, 열심히 살아왔더니 이런 날이 오는구나' 하고 울컥 울컥해요.


유라) 저도 그 콘텐츠가 좋아요. 잘 만든 영상 하나로 엄청난 기회를 만든 아주 좋은 예시 같아요.


Q. 구글의 CEO 순다 피차이도 만나셨잖아요. 그가 "가장 영감을 주는 채널"이라고 이야기했고요.


막례) 아 진짜로 내 인생이 이렇게 뒤집어질 수가 있나 싶은거여. 처음에는 구글 사장이 부른다길래 내가 뭐 잘못했나 싶어서 심장이 막 튀어나올라 하드라고.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유라도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하고, 근데 너무 급작스럽게 만나서 내가 뭐라 했는지 기억도 안 나부러요, 시방.




Q. 초콜릿 만들기와 같이 사소한 것부터 패러글라이딩까지, 막례 님께 도전은 어떤 의미인가요?


막례) 그냥 해보는 게 도전 아니어요? 도전할 기회가 있으믄 해보고 싶어요. 그게 또 사는 재미더라고. 난 식당에서 밥만 하고 사느라 그런 재미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도전 성공하면 기분 째지지! 실패하면 그냥 웃어넘겨버려.


Q. 앞으로 또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요?


막례) 난 그런 거는 생각 안 하고 살아가꼬. 난 계획 같은 거 안 해부러요.


Q. 유튜버가 된 후 '삶이 부침개 뒤집어지듯 확 바뀌었다'라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느끼시나요?


막례) 편들이 어딜 가도 "할머니"하고 와서 손잡고 인사해주고, 반가워해 주는 게 젤로 좋아요. 나도 너무 반갑고 볼 때마다 우리 편들 항시 건강했음 좋겠다고 생각해요. 너무 고마워요. 진정으로.



Q. 많은 이들이 막례 님을 보며 도전하는 70대를 꿈꾸고 있어요. 젊은 시절 어떤 70대를 그리셨나요?


막례) 70대 감히 생각도 못 했지,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빠가꼬. 70대가 되어보니 똑가터. 마음은 20대 그대로여. 근데 무릎만 안 아프면 쓰겄어요.


Q. 유라 님은 어떤 70대, 어떤 미래를 꿈꾸시나요?


유라) 건강만 했으면 좋겠어요. 할머니처럼 건강해야 저도 뭐라도 하니까요! 유튜브 시작 전엔 미래에 엄청난 포부가 있었는데, 할머니와 유튜브를 시작하고 보니 뭘 하려면 무릎이 건강해야 된다라는 것이 전제조건이더라고요. 무릎이 우선입니다. 할머니랑 저랑 영양제 잘 챙겨먹고 있어요.


Q. 많은 편들이 막례 님을 롤모델로 삼았어요. 한 말씀 부탁드려요.


막례) 고맙습니다. 열심히 살믄 다 되드라고요. 나는 '놀모달'인가 뭔가 이런 말 들으면 쑥스러워서 내가 막 뭐라 뭐라 못하겄어요. 편들아, 항시 할머니 응원해주고 좋아해 줘서 감사합니다. 건강이 최고니까 항시 건강들하고. 진짜로 진짜 사랑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막례) 유라야, 너무 일만 하지 말고. 아니다, 열심히 하거라. 유라야.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항시 고맙다.


유라) 할머니는 제 할머니이자, 베스트 프렌드이자,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예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저랑 유튜브하면서 놀러 다녀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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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ㅣ박막례·김유라 인스타그램 캡처,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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