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TALK]"배울 점이 오조억개!" 승냥이, '인생멘토' 김연아를 말하다(SS영상)
    • 입력2019-06-29 11:00
    • 수정2019-06-2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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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당당하게 '덕질'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팬TALK'은 팬이 직접 말하는 스타의 '입덕 포인트'와 이젠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은 다양한 '팬덤(fandom)'의 특징을 집중 조명하는 코너입니다.


◇팬 자기소개서

스타 : 김연아(Yuna-Kim)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1990.09.05)


팬덤 명칭 : 승냥이


뜻 : 김연아의 SNS, 공연, 인터뷰 등이 업데이트 되면 먹이에 굶주린 '승냥이 떼'처럼 달려든다고 해서 생긴 애칭


응원도구 : '승냥이 왔다' 현수막


'입덕 포인트' 한 줄 요약 : 피겨만 잘해도 되는데 얼굴이랑 멘탈도 잘해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길을 정하면 거침없이 직진하는 언니의 모습은 제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줬어요." - 곽민정 前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지금도 너무 섬세한 연기를 하죠. 따라올 사람이 없고, 연기 자체로 '이게 연아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어요." - 방상아 SBS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


'김연아'라는 세 글자 외에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할까. 영원한 피겨 여제 김연아. 그녀가 2년 만에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2007년 만 16세. 김연아는 '록산느의 탱고'로 패기 넘치는 강렬한 무대와 함께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화려하게 첫 세계선수권 데뷔전을 치른 김연아는 7년 뒤인 2014년, 자신의 마지막 현역 무대인 소치 올림픽에서 '아디오스 노니노'를 통해 진한울림과 깊은 감동을 선물했다. 개최국의 말도 안 되는 편파판정으로 인해 모두가 분노했으나, 여왕의 품격은 남달랐다.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던 김연아는 "성적이 아쉬워서 운 게 아니다. 그냥 많은 생각이 들어서 그랬다"고 말하며, 아름답고 우아하게 자신의 피겨인생을 마무리했다.



그런 김연아의 뒤를 묵묵히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김연아의 팬들인 '승냥이'다. 국내 대회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4대륙 선수권 그리고 올림픽까지 김연아가 출전하는 경기라면 어디든 함께했다. 김연아의 매 경기마다 작지만 든든한 응원을 건넸던 이들이 있었기에, 김연아의 피겨 인생은 외롭지 않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국민을 '승냥이'로 만든 김연아. 오랫동안 여왕의 귀환을 기다렸던 '승냥이'와 김연아의 모든 피겨인생을 함께한 방상아 SBS 해설위원을 '올댓 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 마지막 공연 현장에서 만나봤다.


▶ '본업 천재' 김연아, 스케이팅으로 세계를 사로잡다


"연아 선수가 빙판에서 귤만 까먹어도 좋아요."


김연아가 2007년 시니어 데뷔전을 마친 뒤 세계 각국의 매체들은 그를 '100년에 한 번 등장할까 말까 한 선수'라고 표현했다. 그간 피겨판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기술력과 예술성을 모두 겸비한 '천재'의 등장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김연아는 내로라하는 피겨 강국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아 정상에 올랐다. 승냥이들이 김연아에게 첫눈에 반했던 순간 역시 김연아가 '빙판'에 올랐을 때였다.


"빙판 위의 연아 선수는 늘 새로워요. 이번 아이스쇼에서 오프닝과 피날레를 포함해 총 네 번을 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도대체 이 사람의 매력의 끝은 어딘지…. 무엇보다도 연아 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스케이트를 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라 행복해졌어요." -서울 승냥이(24)


"매일 아침 집에 오는 신문의 스포츠 면을 챙겨보는 편이었는데, 거기에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선수의 소식을 봤어요. 나중에 영상을 찾아봤는데, 피겨를 하나도 모르는 까막눈이 봐도 정말 잘 하는 거예요." -경기도 안산 승냥이(35)



이번 아이스쇼 역시 사흘 내리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여왕의 저력과 건재함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현역 시절 구사했던 화려한 기술과 점프 없이도, 김연아는 특유의 예술적인 스케이팅과 표현력으로 자신을 기다렸던 많은 팬들에게 기다림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은퇴 이후에 얼음 위에 있는 연아 선수를 보기가 어려웠는데 이렇게 아이스쇼로 만나니 너무 설레고 좋더라고요. 팬들끼리 늘 하는 말이 있어요. '연아가 링크에 나와서 귤만 까먹어도 좋다'고. 그만큼 얼음 위의 연아선수는 우리에게 소중해요." -경기도 안산 승냥이(35)



"연아는 빙상에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매년 아이스쇼에 출연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어요(웃음). 연아 본인도 알고 있을 거예요. 피겨인들은 아이스를 떠날 수 없거든요." -방상아 해설위원


▶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사람" 흔들리지 않는 여왕의 멘탈


김연아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점이 있다. 바로 김연아의 단단한 '멘탈'과 '인성'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의 커리어를 쌓고, 여전히 최고의 위치에 있는 김연아였지만 단 한 순간도 그 자리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과시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김연아는 누구보다 강했고, 단단했다. 2010년 벤쿠버 올림픽 당시 김연아의 바로 앞 순서였던 아사다 마오가 클린 연기를 마친 뒤 타라소바 코치와 함께 오두방정을 떨던 모습은 모든 국민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김연아는 수가 보이는 그들의 방해공작에도 피식하고 웃으며 당당히 무대에 올라, 보란 듯이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덤덤하게 웃던 그의 모습은 전세계에 생중계 됐으며, 아사다 마오의 '3분 천하'는 초고속으로 막을 내렸다. '전 국민이 긴장했다. 김연아 빼고' 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전 세계의 이목이, 전 국민의 기대가 쏠린 상황이었다. 첫 올림픽 무대에 오른 21세의 어린 선수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며, 평생의 꿈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었다.


"연아 선수는 황제예요. 어디서든 주눅들지 않아요. 벤쿠버 올림픽 당시 아사다 마오와 코치가 그랬을 때 픽 웃던 게 마음속에 박혀 버렸어요. 커다란 행사에서도 쫄지 않고, 똑똑하게 말하는 것도 정말 멋있고 평창 올림픽 유치도 그렇고요. 국민 여동생이 아니라 황제 같은 모습. 인간이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것 같아요. 단단하고." -강 모씨(서울·27)


"연아 선수는 언행일치의 표본이에요.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실제로 자신이 한 말은 모두 지켰어요. 항상 신중하게 말하고 언제나 행동으로 증명하는 사람이라 연아 선수의 팬으로 살면서 괜한 걱정을 해 본 일이 없어요." -서울 승냥이(24)



▶ "인생의 롤모델" 팬과 스타, 그 이상의 의미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예요."


많은 이들이 김연아를 자신의 스타가 아닌 '롤 모델'로 꼽아왔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서 이룬 업적들도 어마어마하지만, 그 과정에서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 해도 드러난 김연아의 마음가짐과 담담한 성격, 완벽함이 바로 그 이유다.


"김연아 선수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여왕님... 아니다. 저는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사람이에요. 힘들게 연습하고, 구구절절 말하지 않고. 빙상장도 열악했는데 그런 거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이뤄놓은 걸 자랑하지도 않고요. 연아를 대통령으로!" -강 모씨(서울·27)


"선수로서는 말할 것도 없이 누구보다 대단하고 완벽한 사람이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 봤을 때도 닮고 싶은 사람이에요. MBN 드림 포럼에 가서 연아 선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팬인 게 자랑스러웠어요. 전혀 다른 분야의 꿈을 꾸고 있지만 연아 선수는 저의 롤모델입니다." -윤 모씨(서울 ·21)


"소치 올림픽 때 모든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결과에 화를 내는데, 정작 연아 선수가 보여준 모습은 의연해서 인상적이었어요. 점수와 상관없이 스스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쳤고, 끝나서 홀가분하다는 말이 진심인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사람에게는 뭔가가 있다!' 라는 확신이 들었죠.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예요. 빙판이라면 더더욱." - 안산 승냥이(35)


▶ 연아에게 바란다 "뭘 하든 행복하길, 우리가 그랬으니까"


스케이트를 신었던 10여 년의 시간 내내 김연아는 대한민국과, 팬들을 위해 얼음 위에 올랐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이후, 모두가 김연아의 은퇴를 예상했으나 여왕의 선택은 예상 밖이었다. 현역으로서는 이미 적정 나이를 넘겼음에도 김연아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국민들과 팬들을 위해 다시 스케이트 끈을 조였다.


김연아와 함께했던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이 행복함에 울고, 아쉬움에 울었으며, 누구보다 그의 행복을 바랐다. 그의 피겨인생을 가장 가까이서 함께했던 팬들이 바라는 김연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어제보다 오늘이 더 행복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연아선수가 미래에 어떤 형태의 삶을 살던지 저희는 김연아라는 사람을 믿으니까, 그때도 언제나처럼 응원하고 있을거예요. 제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승냥이 할 거니까!" -서울 승냥이(24)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고,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고, 여유있게 하고 싶은 거 하면 더 더 좋겠고요. 시간이 흐르고 연아 선수와 승냥이들이 함께 크루즈 여행 가는 순간을 꿈꾸고 있어요! 연아선수가 미디어에 보이는 모습이 줄어들더라도 언제나 응원할 거예요." -안산 승냥이(35)


"언니 하고 싶은 거 다 해! 앞으로는 제약받지 않고 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앞을 보고 걷되 가끔 뒤도 돌아보고 '아 내가 이렇게 멋진 사람이지, 이런 것도 해낸 사람이었지' 생각하면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윤 모씨(서울 ·21)


얼마 전 스위스에서 열린 IOC 창립 125주년 행사에는 하계, 동계를 아울렀던 전설적인 올림픽 스타들이 초청됐다. 몇 안 되는 영웅들 속에서 김연아는 대한민국의 대표이자 최연소 선수로 자리해 또 다시 대한민국의 이름을 반짝이게 했다.


은퇴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에도 최연소, 최초라는 단어는 여전히 김연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대한민국에 '김연아'만큼 사랑과 신뢰를 받는 스포츠스타의 등장은 없을 것이 분명하다.


모든 피겨 팬들은 "김연아와 동시대를 살고, 실시간으로 김연아의 무대를 본 것은 축복이다"라고 말한다. 스케이트를 신었던 인생의 시간 내내 대한민국을 울고 웃게 만들어준 김연아. 정해진 것이 없기에, 여왕의 다음 행보는 이미 아름답다. 그리고, 그 길의 뒤에 있을 승냥이들은 언제 어느 순간이 오더라도 이렇게 외칠 것이다. "승냥이 왔다!"


younwy@sportsseoul.com


사진 | 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SBS 방송화면, 스포츠서울 DB

영상 | 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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