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양현석이 퇴진을 선언, YG엔터테인먼트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YG로부터 다시 시작된 사회적 파장에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의 계약 해지에 이어 양현석까지 사퇴하며 'YG 마약 논란'은 새로운 가지를 뻗고 있다.


14일 오후 YG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현석의 사퇴를 알렸다. 팬들, 임직원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된 양현석의 입장문에는 "저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다"며 사퇴 배경을 전했다.


이어 "하루빨리 YG가 안정화될 수 있는 것이 제가 진심으로 바라는 희망사항"이라며 "현재의 언론 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양현석의 사퇴 배경은 지난 1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아이의 마약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다. 한 매체를 통해 비아이가 지난 2016년 지인과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는데, 여기엔 비아이가 마약을 했다고 충분히 의심해볼 만한 정황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마약 관련 대화를 나눈 지인만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비아이는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비아이는 마약 투약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대중에게 사과의 뜻을 남기며 팀에서 탈퇴했다.


이후 비아이와 대화한 지인은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로 밝혀졌으며 한서희는 당시 YG 측이 자신에게 비아이 관련 진술을 번복하라고 협박, 회유했다고 밝혀 논란은 커졌다. 경찰 봐주기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그룹 빅뱅 출신 승리의 '버닝썬' 사태에 대적할 정도의 파장을 낳았다.


더불어 위너 이승훈 역시 당시 비아이, 한서희 사태를 모두 파악한 상황이었고 나아가 YG, 한서희 만남 성사 매개자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져 YG는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이에 양현석이 선택한 카드는 사퇴였다. 그는 말했다.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고 있다고. 과연 이 말을 믿을 대중은 몇이나 될까. 그동안 YG 소속 연예인들의 마약 논란도, 버닝썬 사태도 흐지부지 진행돼왔다. 대중이 손가락질해도 YG는 대한민국 3대 기획사로서 명성을 그럭저럭 이어갈 수 있었다. 소속 연예인들이 예능에서 YG의 온갖 논란의 무게가 가볍게 보일 수 있도록 농담한 것도 한몫 거들었다. 이도 저도 다 해본 YG이기에 사퇴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진정성은 낮아 보인다.


한서희는 공익 신고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까지 제출한 상태이며, MBC와의 인터뷰에서 양현석이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진술 번복을 하도록 개입했다고 인정했다. 사실 한서희는 그동안 다양한 이슈로 대중에게 눈엣가시가 되기도 했지만, 이번만큼은 YG보다 한서희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양현석이 단지 발을 빼는 게 YG에 유리할 수 있을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비아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양현석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다음은 양현석 입장 전문


양현석입니다. YG와 소속 연예인들을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너무나 미안합니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우리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습니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난 23년간 제 인생의 절반을 온통 YG를 키우는데 모든 것을 바쳐왔습니다.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일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제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YG 소속 연예인들과 그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팬분들에게 더 이상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현재 YG에는 저보다 능력 있고 감각 있는 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가 물러나는 것이 그들이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YG가 안정화될 수 있는 것이 제가 진심으로 바라는 희망사항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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