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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동방신기의 유노윤호, 아이오아이 출신의 전소미는 비슷한 시기 솔로 가수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러나 새 출발을 알리는 본격적인 무대인 데뷔 쇼케이스에서 이들의 모습은 ‘비교체험 극과극’을 연상시킬 정도로 달랐다.

완벽한 무대와 매너를 앞세워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며 ‘교과서적인 쇼케이스’를 펼친 유노윤호와 달리 “3년을 준비했다”고 공언했던 전소미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부실 데뷔 무대’를 미디어 앞에 고스란히 노출했다.

유노윤호는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첫 솔로 앨범 ‘트루 컬러스’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데뷔 16년만의 첫 솔로 무대. 유노윤호는 “생각보다 떨린다. 16년만 솔로라 그런지 예전 생각이 많이 난다”면서도 “이번 앨범에서 ‘후회없이 하자’가 모토이고 신념”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타이틀곡 ‘팔로우(Follow)’ 무대에서는 ‘열정만수르’라는 별명에 걸맞게 열정적이며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유노윤호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진정성’이었는데, 첫 무대에서도 ‘진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미디어 쇼케이스 내내 팬 뿐 아니라 자신이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움을 준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을 수시로 언급한 유노윤호는 공식 일정을 마친 뒤엔 무대 아래로 내려와 취재진 한명 한명과 일일이 인사를 하며 ‘눈높이 소통’에 열을 올렸다. 취재진과 인사를 나눈 시간만 30여분이었다.

반면 아이오아이 활동 이후 3년여 동안 정식 데뷔를 준비했다는 전소미는 1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열린 솔로 데뷔 쇼케이스에서 전혀 준비되지 않은, 무성의한 모습을 보여 취재진의 빈축을 샀다.

‘쇼케이스’라는 타이틀에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경우 데뷔 혹은 컴백 쇼케이스 대신 ‘기자간담회‘나 ‘라운드인터뷰’를 여는 경우도 많지만 이런 경우 행사에서 퍼포먼스를 펼치지 않는다는 사전공지를 한다. YG 산하 더블랙레이블 소속인 전소미는 ‘음감회’나 ‘기자간담회’가 아닌 ‘쇼케이스’를 연다고 밝혔고, 행사 전엔 퍼포먼스 무대가 없다는 사전 공지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전소미는 행사에서 뮤직비디오 상영으로 무대를 갈음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 영상·사진 기자들은 혼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소미는 “솔로 데뷔 자체에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준비해 흔들리지 않았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면서도 정작 데뷔 첫 공식 행사에서 퍼포먼스를 펼치지 않는데 대해서는 “지금 완벽하지 않다. 준비기간도 그렇다”고 모순된 답변을 했다.

전소미는 “15일 첫 가요 프로그램에서는 좋은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는데, 어엿한 정식 데뷔 무대인 데뷔 쇼케이스의 중요성, 비중을 낮게 보고 있음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었다. 공식 데뷔 무대에 서있음에도 ‘데뷔 준비가 안돼 있다’는 걸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3년간 준비했다면서 데뷔 쇼케이스에서 데뷔 무대가 준비돼 있지 않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재진의 계속된 지적에는 “타이틀곡이 결정된 이후 열심히 준비했지만 데뷔 무대는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중요하고, 길이 남아야 할 날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다. 안무가 뮤직비디오 촬영 때와 바뀌었다”는 해명을 되풀이했다.

행사 내내 자리에 앉아 마이크만 잡고 있던 전소미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는지 행사 막바지 자리에서 일어나 ‘포인트 안무’를 공개하겠다며 한두 동작을 선보였지만 ‘부실 쇼케이스’를 되돌리진 못했다.

‘K팝의 제왕’, ‘한류 킹’으로 불리는, 데뷔 16년차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2016년 아이오아이 멤버로 큰 인기를 모은 뒤 3년여 동안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는 전소미. 솔로 데뷔 쇼케이스에 대한 준비, 임하는 태도와 각오에는 이들 사이 활동 기간 12년의 간격보다 훨씬 더 큰 간극이 있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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