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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 행사장 내 화웨이 전시관 전경.  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민규 이선율기자]국내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여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이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에 동맹국의 동참을 요구하면서 미·중간 무역 분쟁의 불똥이 우리나라까지 튀는 것이 아닌가 싶어 숨죽이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중간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내 ICT분야 최대 수출국이다. 이에 미국이 글로벌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반도체 등 국내 소재부품 분야의 피해가 관측되고 있다. 또한 화웨이의 유·무선 장비를 사용하는 통신업계도 이 같은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통신장비 유지보수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 美, 화웨이 제재…국내 ICT산업 對중국 수출이 더 큰 문제

국내 ICT업계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여파에 대해 중국에 대한 수출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소재부품 수출현황을 보면 총 수출액은 376조원이며, 중국 수출액은 3분 1 수준인 120조원에 달한다. 특히 화웨이에 수출하는 비중은 중국 수출액의 10% 가량인 12조6000억원에 육박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니익스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수출이 상당부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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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내부 전경. 제공|삼성전자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서버용, PC용,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비중이 적어 당장의 타격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장기전으로 이어진다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실적감소 등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반도체 관계자는 “화웨이가 5대 매출처 중 하나이며, 단순계산으로 전체 매출의 화웨이는 2~3%를 차지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에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제재 장기화 등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장 한국 부품업체들의 실적에 타격을 주거나 하는 흐름은 아니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갔을 때 전반적인 IT 수요 자체에 영향을 얼마나 줄 것인가 중요하다. 이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제조사를 비롯해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카메라모듈 공급업체들도 화웨이를 고객사로 두고 일정 비중의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만큼 미국 제재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 LGU+ 5G망은?…유선장비 유지보수 문제발생 우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불거지면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에 타격을 입힐지 관심이 모아졌다. 5G(5세대 이동통신)초기, LG유플러스의 5G망 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통신장비 업체로 화웨이를 채택해 5G 장비를 공급 받고 있다. 미국 기업의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화웨이가 5G 통신장비를 제대로 생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5G 전국망 구축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수급 차질로 인해 자칫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내년까지 기지국 장비 물량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계획대로 5G 기지국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일부 부품의 경우 자체 해결하거나 대체할 수 있어서 기지국 장비 조달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현재 미군 주둔 지역엔 LTE와 5G 장비 모두 유럽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화웨이 장비는 이동통신 분야뿐만 아니라 유선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SK텔레콤을 비롯해 SK브로드밴드, KT의 기간망 등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고, 한국전력, 코스콤 등 공기업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 중이다. 또 네이버 등 IT기업도 화웨이 장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분명히 영향은 있을 것 같다”며 “유선분야에선 이동통신 3사 모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당장의 우려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장비 유지보수 등의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의 유선장비는 무선장비가 도입된 지난 2013년 이전부터 국내에서 사용 중”이라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 될 경우 유럽산 유선장비로 교체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규 이선율기자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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