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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호쾌한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4번타자 최형우(35)가 375일 만에 멀티홈런(한 경기 2홈런 이상)을 때려내며 부활을 알렸다. KIA도 4연승을 질주하며 중위권 추격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최형우는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2회와 6회 솔로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렸다. 최형우가 멀티홈런을 쏘아 올린 것은 지난해 5월 13일 대구 삼성전 이후 1년 1개월 여 만이다.

이날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베테랑 중심의 라인업으로 롯데를 상대했다. 젊은 야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안배가 필요했다. 부진에 빠져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베테랑들에 대한 예우 차원이기도 했다. 묵묵히 팀이 치른 50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부진 탈을 위해 절치부심하던 최형우는 지난 21일 광주 롯데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안타 4개를 폭발하며 해결사의 귀환을 알렸다. 최형우는 “박흥식 감독대행과는 신인 때부터 호흡을 맞춘 사이다. 내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셔서 흐트러진 타격폼에 대해 여러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전날은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날 선두타자로 나선 2회말 첫 타석부터 호쾌한 스윙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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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왼쪽)가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뒤 안치홍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롯데 선발 김건국을 상대로 초구 145㎞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쳐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낸 최형우는 2-1로 불안하게 앞선 6회말 박진형이 던진 가운데 143㎞짜리 빠른 공을 다시 한 번 걷어 올려 우중월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최형우는 “타격이 부진해 스윙에 변화를 주고 있는 과정이다. 그제는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어제는 또 좋지 않았던 걸 보면 아직도 내 타격감이 완전치는 않은 것 같다. 오늘 멀티 홈런도 조금은 운이 따랐다고 본다. 홈런을 쳐서 기쁘다기 보다는 팀이 4연승을 이어간게 기쁘다. 우리는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오늘 경기는 베테랑들이 출장해 연승을 이어가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4번타자가 다시 힘을 내자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도 6회까지 4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다. 원투펀치 구실을 해야 할 외국인 투수가 선발 투수의 최소 기준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채점 이하)를 완성하자 하준영과 박준표, 문경찬으로 이어지는 불펜 트리오가 3이닝 동안 삼진 5개를 합작하는 완벽한 구위로 팀의 4연승을 지켜냈다. KIA가 4연승을 따낸 것은 지난해 9월 18일 대구 삼성전 이후 8개월 여 만이다. 롯데와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것은 2017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직에서 스윕을 따낸 이후 2년 여 만이다. 팀 자체로도 지난해 6월 5일부터 7일까지 수원 KT전 스윕승 이후 1년 여 만에 특정팀 상대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KIA 김기태 전 감독의 사퇴 이후 선수단 전체가 각성해 빠르게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박 감독대행도 “감독께서 팀을 떠나신 것은 비단 특정인의 책임만은 아니다. 우리 모두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시즌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베테랑들부터 솔선수범해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우의 멀티홈런은 박 감독대행이 강조한 ‘책임감’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알린 상징적인 장면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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