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류현진이 역투를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첫 번째 조건은 충족됐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예상대로 오는 27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와 2019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등판 한다. 동갑내기 친구 강정호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 ‘절친 투타 맞대결’이 성사된다. 2012년 10월 4일 이후 2396일 만에 보는 진귀한 장면이다.

2013년 KBO리그에서 최초로 빅리그로 직행한 류현진과 2015년 류현진의 뒤를 이어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진출한 최초의 야수 강정호는 아직 빅리그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류현진이 한창 활약하던 2013∼2014년엔 강정호가 없었고, 강정호가 빅리그에 발을 내디딘 2015년 이후엔 류현진이 수술로 재활 중이었다. 강정호가 서울에서 음주 사건으로 물의를 빚어 2017년을 통째로 날리고 2018년 어렵사리 빅리그에 돌아온 통에 류현진이 부상에서 복귀한 후에도 격돌할 기회가 없었다.

KBO리그에서 성적은 류현진이 강했다. 류현진은 강정호를 상대로 홈런 1개 포함 안타 6개(타율 0.167)로 막아냈다. 물론 강정호는 삼진 11개를 당하면서도 홈런 1개와 2루타 3개 등 장타 4개를 빼앗아냈다. 이 중에서도 마지막 맞대결에서 홈런은 류현진에게 오랫동안 ‘나쁜 기억’을 남겼다. 첫 두 타석에서 삼진으로 돌아선 강정호는 7회초 1사 후 류현진이 던진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 대전구장 우측 펜스를 넘겨버렸다. 이 한 방으로 류현진은 연장 10회까지 125개를 던져야 했고, 데뷔 후 7연속시즌 두 자리 승 수도 챙기지 못했다.

류현진은 당시를 떠올리며 “(강정호와 맞대결은)상당히 안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강정호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 (스포츠서울 DB)

올해는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잠시 선발진을 떠나긴 했지만 초반 페이스도 류현진이 강정호보다 낫다. 2승 1패, 방어율 3.10으로 순항 중인 류현진은 지난 21일 밀워키를 상대로 치른 복귀전에서 시즌 최다인 삼진 9개를 뽑아내며 5.2이닝 2실점했다. 나쁘지 않은 구위와 제구를 과시해, 성적이 좋은 홈 구장에서 승 수 사냥에 다시 시동을 걸 예정이다. 류현진은 올해 홈에서 2승, 방어율 2.08,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0.77을 기록 중이다.

반면 강정호는 고전 중이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풀타임 빅리거로 돌아왔지만 선발과 벤치워머를 오가고 있다. 다저스와 3연전은 강정호가 주전 3루수를 꿰찰 수 있을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가 류현진에 이어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등 왼손 삼총사를 잇따라 출격시키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이들을 상대로 좋은 인상을 남겨야 콜린 모란과의 주전 3루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일단 가능성은 열어뒀다. 25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홈경기에 6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전 해 3타수 2안타(1홈런)를 때려냈다. 상대 선발이 지난해까지 KBO리그 SK에서 활약한 메릴 켈리였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심는데 성공했다. 시즌 4호 홈런을 뽑아내며 장타력을 검증했다는 점도 류현진과 맞대결 성사 가능성에 희망을 더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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