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자진출석 [포토]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억울함을 호소하며 수사 기간 내내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에게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 연이은 논란에도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준 팬들과 기자회견까지 열어주며 박유천을 믿었던 소속사에 비수를 꽂았다. ‘대국민 사기극’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립과학수사원의 마약반응 감식결과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게 그 사유였다.

각종 논란에도 재기 의지를 다졌던 박유천은 마약 혐의 만큼은 떳떳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박유천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전 여자친구인 황하나가 마약 공범으로 자신을 지목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피력했다.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은퇴하는 것을 떠나 내 인생이 부정되는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난 17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자진출석한 그는 팬과 대중에 대한 한차례 사과도 없이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말만 남긴채 당당한 발걸음으로 청사로 향했다.

이후 경찰은 제모로 인한 증거인멸 의혹, 마약 거래 장면이 담긴 CCTV 영상 확보 등을 제기하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박유천은 당당했다. 오히려 박유천 측은 이를 보도한 언론매체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지난밤 박유천의 마약 양성반응 결과가 알려지자 대중은 분노를 터트렸다. 박유천은 이미 과거 성폭행 피소로 연예인으로서 큰 이미지 실추가 있었지만, ‘무혐의’ 처분이 남에 따라 제대 후 회복 기지개를 피던 차였다. 하지만 번번이 결백을 주장하던 그에게서 마약 투약 사실이 밝혀지자 더이상의 기사회생은 없다는 게 현재 여론이다.

이젠 박유천이 왜 기자회견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박유천의 팬들은 기자회견 후 지지성명을 발표하며 믿음을 드러내왔다. 대대적으로 자진해 기자회견까지 할 정도라면 정말 억울한 일일 것이라는 동정여론도 형성됐었다.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역시 현재 상황에 당황스럽긴 마찬가지. 소속사는 박유천의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긴급기자회견까지 열며 애썼다.

갖은 논란에도 한자리에서 그를 지켰던 팬들도 결국 등을 돌렸다. 박유천 팬들은 23일 밤 박유천의 퇴출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유천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과거 그가 여러 힘든 시간을 겪을 때에도 늘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해왔지만 더 이상 그를 응원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며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 박유천의 퇴출을 촉구했다.

오는 2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혐의가 인정된다면 그에 따른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함은 마땅하다. 하지만 ‘손 가리고 아웅’식의 거짓말로 인해 팬과 소속사가 받은 상처는 쉽게 지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윤리적 측면에서 박유천은 ‘사형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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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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