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한화 정근우, \'부진을 탈출해야 하는데...\'
한화 정근우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9 KBO리그 kt와 한화의 경기에 앞서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2019. 4. 18.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쉽지 않다. 한화 정근우(37), KT 황재균(32) 등이 포지션을 바꾸고 올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SK 하재훈(29)과 KT 하준호(30)처럼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이들도 있다. 시즌 개막 한달이 되어 가는 지금 이들 도전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정근우는 스프링캠프에서 중견수로 시즌을 준비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3할 타자들을 최대한 선발라인업에 넣어 활용하기 위해 정근우의 외야 전향을 계획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였던 정근우는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도전을 택했다. SK 시절과 지난해 잠깐 외야수 훈련을 받았을 뿐인 내야수 정근우의 외야수 전향은 모험수로 보였다. 그러나 새 포지션에 적응한 정근우는 적어도 수비에선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지금까지 본 정근우의 (중견수)수비는 문제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격 부진(타율 0.161)으로 지난 18일 KT전 이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모 구단 코치는 “정근우가 외야수비를 곧잘 하더라. 역시 센스가 있는 선수다. 하지만 선수 본인에게 낯선 포지션이다. 스스로 신경을 많이 쓰고 부담도 느꼈을 것이다. 그 게 타격부진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3루수가 아닌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3루수로 회귀했다. 이전에도 유격수로도 나섰던 황재균이기에 수비부담은 덜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올시즌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황재균을 유격수, 윤석민을 3루수, 오태곤을 1루수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격에 재능있는 타자 3명을 함께 넣고, 심우준을 내야 백업으로 쓰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황재균은 현재 주 포지션 3루로 돌아갔다. 오태곤이 지난 18일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갔고, 윤석민과 문상철 등이 1루를 맡고 있다. KT 구단 관계자는 “황재균의 유격수 기용 플랜의 핵심은 어떻게 보면 오태곤이었다. 하지만 오태곤이 부진하면서 황재균을 유격수로 쓸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재훈  [포토]
SK 하재훈 2019.3.29 고척|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하며 첫 선을 보인 하재훈은 구속 150㎞대의 빠르고 묵직한 공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2일 현재 12경기에 등판해 3승1패, 3홀드, 방어율 3.38을 기록 중이다. 한국 무대 데뷔, 게다가 익숙한 외야수가 아닌 투수로 마운드에 선 하재훈이지만 빠른 적응과 함께 SK 불펜의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주로 외야수로 뛰었던 하재훈은 이제 투수로 성공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SK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을 미래 마무리 투수로 기대하고 있다.

KT 하준호는 아직 퓨처스리그(2군)에서만 공을 던지고 있다. 2008년 투수로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롯데 지명을 받았던 하준호는 2013년 군 제대 후 외야수로 전향했다. 2015년 KT로 이적한 뒤에도 외야수로 뛰었지만 지난해 경재에서 밀렸고 올해 다시 투수로 전향했다.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2홀드, 1세이브, 방어율 5.79를 기록 중이다. 아직 투수로서 몸을 더 만들어야하고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지만 좌완 불펜요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생존을 위해 변화를 택했다. 출발이 좋은 선수도 있고, 아직 과도기인 선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 본인에겐 야구인생을 건 승부수인 만큼 끈기와 집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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