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이청아에게 봄날이 왔다.

이청아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다시, 봄’(정용주 감독)에서 주인공 은조 역을 맡았다. 은조는 하루씩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삶을 살게 되며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는 인물이다.

‘시간여행’은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단골 소재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다시, 봄’은 매일 하루씩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색다른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청아 역시 영화에 대해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이 많이 만들어졌었기에 ‘시간여행’이라 하면 뭔가 더 특별함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니 다르더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제로 밖에 가지 못하고, 매일 모두에게 처음 만나는 인물이다. 그런 디테일을 잡으며 흥미로웠었다”고 말했다. 또 “관객 분들께 이해가 될지, 어렵진 않을지 걱정도 됐다. 그래도 좋아하는 것이라면 어려운 숙제도 풀어보고 싶더라. 감독님과 서울숲을 세시간 정도 걸으며 이야기했다”고 특별한 애정을 전했다.

이청아는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아직 미혼인 그가 아이를 잃게 된 엄마의 모성애를 연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다. “아이를 잃었을 때의 마음을 연기하는 것이 막연하더라”고 솔직하게 말한 이청아는 “제가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지 않나. 그래서 감독님께 아이가 있는 장면을 먼저 촬영해도 되는지 여쭸었다. 아이가 떠난 장면을 촬영할 때는 매일 위경련이 왔다. 영화를 촬영하며 부모라는 이름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자식을 지키기 위한 부모님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엄마 연기를 위해 실제 엄마가 된 지인들에게 인터뷰도 했다. 그중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이는 배우이자 엄마인 박효주였다. 이청아는 “효주 언니에게 많이 물었는데 사실 배워도 소용이 없더라. 다행히 영화를 본 효주 언니가 ‘너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고 해주셔서 자신감 있게 홍보하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청아
배우 이청아.  사진|킹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든 사람이 한번쯤 상상해보는 ‘시간여행’이다. 이청아 역시 은조와 같이 시간을 거스를 수 있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었다. 이에 “저는 원래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영화를 하고 나서 오히려 시간 여행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꾸는 것보다 그 안에서 최선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영화가 저를 초연하게 만들어줬다.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며 촬영할 수 있었던 것이 오랜만이었다”고 답했다.

조금 더 이청아를 단단하게 만들어 준 ‘다시, 봄’이었다. 이청아는 작품을 통해 느끼게 된 특별한 이야기도 전했다. “이 영화를 통해 제가 끌고 가는 긴 호흡의 작품을 더 많이 하고 싶다는 꿈을 다시 꾸기로 했다. 제가 좋아하더라. 예전에는 감사한 것인 줄도 모르고 다른 언니들처럼 뭔가 임팩트 있게 등장해 눈에 보이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저는 매번 캔디였다. 늘 남들을 빛내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중간에 슛을 넣는 역할도 좋지만, 계속 드리블해 끝까지 가는 경주도 좋은 것 같다. 이런 호흡을 좀 더 많이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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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킹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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