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포토]
두산 김태형 감독. 2019.4.16 잠실|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개막 후 한 달, 약 2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강팀으로 꼽혔던 두산, SK, 키움이 나란히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세 팀 다 일찌감치 약점으로 꼽혔거나 갑자기 떠오른 불안요소를 극복하며 상승곡선을 그리는 모양새다. 본격적으로 전력을 가동한 만큼 수도권 세 팀이 벌이는 1위 경쟁 또한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 팀이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힌 이유는 뚜렷했다. 두산, SK, 키움은 다른 팀과 비교해 야수진이 두껍고 두 자릿수 승리를 바라볼 수 있는 토종 선발투수도 보유했다. 하지만 물음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두산은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 SK는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키움은 지난해 리그 방어율 부문 최하위였던 불펜진과 젊은 토종 선발투수들의 도약이 올시즌 과제였다.

그런데 세 팀 모두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있다. 두산은 이번에도 특유의 화수분 야구를 펼쳐보였다. 양의지가 빠진 자리를 박세혁이 메우며 선두 질주에 결정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백업포수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수비는 물론, 타석에서도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포수로서는 드물게 빠른 발까지 자랑하며 3루타 3개와 도루 2개를 기록했다. 덧붙여 지난 시즌에는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외국인타자 자리에 호세 페르난데스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운드에선 이영하가 선발진의 믿음직한 영건으로 올라섰다. 최주환이 부상으로 정상적인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고 베테랑 내야수들이 타격 부진을 겪고 있지만 박세혁, 페르난데스, 이영하의 활약으로 새롭게 전력을 완성한 두산이다.

SK 염경엽 [포토]
SK 염경엽 감독. 2019.4.21 문학|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SK는 켈리의 대체자 브록 다익손이 한국무대에 연착륙했다. 최근 3경기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다익손은 자신의 신장을 활용해 스트라이크존 상단과 하단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다익손이 활약하면서 SK는 선발투수 5명이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은 13개의 QS를 합작했다. 예상치 못했던 타격부진도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지난주까지 홈런군단의 위용을 상실하며 다득점 경기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NC와 지난 주말 3연전에선 총합 25점을 폭발시켰다. 경험이 부족한 불펜투수들도 하나씩 퍼즐을 맞추며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삼성과 3연전 이후 2주 만에 다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포토] 키움 장정석 감독, 리드를 벌려야 해~!
키움 장정석 감독이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2-0으로 앞선 4회 작전을 전달하고있다. 2019.04.16. 포항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키움은 이승호와 안우진의 도약과 함께 어느 팀과 비교해도 부럽지 않은 선발진을 구축했다. 이승호와 안우진 모두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고 최원태도 코칭스태프의 관리 하에 시즌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했다가 21일 잠실 LG전에서 돌아왔는데 이날 브리검은 정상적으로 공을 던지며 우려를 지웠다. 약점인 불펜진도 조상우의 방어율 제로 행진과 한현희의 반등을 통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있다. 김상수, 오주원, 이보근 베테랑 3인방이 도약을 이룬다면 선발과 불펜이 막강 조화를 이루는 히어로즈 역대 최강 마운드도 기대할 수 있다.

진정한 시즌의 시작은 5월부터다. 5월에는 모든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고 한 달 후인 6월부터는 무더위가 찾아온다. 진정한 ‘뎁스 대결’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두산, SK, 키움은 장기 레이스에 대비하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세 팀이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정상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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