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케이로스 감독, 한국전 무패 행진은...
콜롬비아 축구대표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터뷰에 응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콜롬비아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콜롬비아는 지난 2017년 11월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손흥민에게 두 골을 얻어맞으면서 1-2로 패배했다. 약 1년 4개월 만의 리턴 매치다.

콜롬비아는 강팀이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도 각각 8강과 16강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에 올라있다. 지난 22일 한국이 상대했던 볼리비아(60위)보다 훨씬 높다. 선수단의 면면도 화려하다. 바이에른 뮌헨의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세계적인 스타다. 패스부터 드리블, 득점까지 공격형 미드필더가 갖춰야 하는 덕목을 모두 가진 선수다. 왼발 프리킥도 위협적이다. 지난 맞대결에 출전하지 않았던 라다멜 팔카오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덧 33세의 베테랑이 됐지만 프랑스 리그에서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빈손 산체스, 헤이손 무리요, 예리 미나, 루이스 무리엘 등 스타가 즐비하다.

여기에 오랜 기간 이란의 지휘봉을 잡으며 한국을 괴롭혔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지략이 더해졌다. 오랜 기간 이란을 지도해온 케이로스 감독은 특히 한국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을 상대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악연도 많았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에 승리를 거둔 후 당시 대표팀을 지도하던 최강희 감독에게 ‘주먹감자’를 날려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제는 콜롬비아의 감독이 된 케이로스 감독은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수비수 미나와 함께 참석해 “한국과 일본은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팀이다.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하겠다”며 한국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정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짧은 질문에도 길고 진중하게 답했고 긴 질문을 마친 뒤에는 통역사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자칫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과거에 대한 질문에도 침착하게 답변했다. ‘주먹감자 사건’을 두고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겠다. 당시 한국 미디어가 과장되게 보도했다. 오해가 있었다. 나는 항상 한국 축구와 팬을 존중하고 있다”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한국전 무패행진에 대해서도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기에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 축구이기에 이기고 싶다”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한국과 상대할 때마다 어김없이 심리전을 펼치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함께 자리에 앉은 미나 역시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경기에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라고 덕담을 건네 훈훈한 분위기를 더했다. 역대 케이로스 감독과의 만남 중 가장 조용했던 시간이었다.

daerye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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