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민 5단(2)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 왕중왕전을 우승하며 ‘통합’ 챔피언에 오른 박하민 6단.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새로운 스타의 탄생인가. 박하민(21) 6단이 올해 바둑계의 가장 핫한 프로기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국내 최대 기전인 ‘2018 KB바둑리그’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던 박하민 6단은 올해 들어 강자들을 잇따라 날려버리며 폭풍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19일 현재 그의 성적은 22승 2패로 무려 91.67%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승률 모두 1위에 올라 바둑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이 8승4패(승률 66.7%)에 머물렀던 성적에 비하면 일취월장,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그는 지난 16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기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 왕중왕전을 우승하며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1차 대회 우승자인 박상진 3단에게 25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 2월 크라운해태배 우승으로 5단으로 승단한 박하민은 이번 우승으로 한 달도 안돼 6단이 됐다.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은 실전 대국이 적은 신예 기사들에게 대국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진석 9단과 익명의 개인 후원자의 뜻에 따라 2015년 출범한 대회다. 2차 대회 우승자인 그는 통합 챔프에 올라 가장 빛나는 샛별임을 증명한 셈이다.

박하민 6단은 인터넷 바둑의 애호가였던 부친의 경기를 7세때부터 어깨 너머로 보면서 자연스럽게 바둑을 접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빛을 보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8 KB바둑리그 최우수 신인상으로 존재감을 알리더니 지난 달 크라운해태배에서 나현 9단을 꺾고 생애 첫 타이틀을 획득해 더욱 빛을 발했다. 그의 승수쌓기 재물 명단엔 국내 바둑계 간판 스타로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도 포함돼 반짝 실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1년전 71위에 머물렀던 그의 바둑랭킹은 현재 29위까지 수직상승했다. 이제 정상급 스타들도 그의 광폭 행보에 긴장하는 눈치다.

박하민은 자신의 눈부신 성장세의 비결을 “인공지능(AI)를 통해 습득한 자신감”으로 꼽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AI 효과를 많이 봤다. 성격이 무난한 편이다 보니, 새로운 시도 같은 걸 잘하지 못했는데 AI를 통해 약점을 많이 보완할 수 있었다”고 설명이다. 체력단련을 위해 1주일에 2,3회 가량 복싱도장에 가는 스케줄 이외엔 오직 바둑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그는 “많이 부족한 데, 아직까진 운이 좋은 것 같다”면서도 “다른 모든 프로기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세계대회 우승이 최우선 목표”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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