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2)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말그대로 봄샘추위도 날린 뜨거운 취재 열기다. 빅뱅 승리(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30)이 무대가 아닌 경찰 포토라인에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정준영과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승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시간차를 두고 모습을 드러냈다.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아티스트이자 한류 아이돌 빅뱅의 멤버인 승리와 가수는 물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정준영의 피의자 출석 현장에는 이른 시단부터 국내 기자들은 물론 외신까지 200여명의 취재진 몰렸고 생중계를 위한 대형 방송 장비가 동원되기도 했다.

클럽직원의 손님 폭행사건에서 시작된 버닝썬 논란은 마약 판매 및 투약,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경찰 유착, 성접대 의혹으로 번지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 잡았고 이제는 승리와 정준영에게 이목이 몰리고 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의 연예면은 물론 사회 섹션의 많은 본 기사의 다수는 승리와 정준영 혹은 이들과 연관된 다른 연예인의 기사로 채워지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는 대중의 관심을 뺏을만한 다양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클럽이라는 패쇄적인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마약과 성범죄 그리고 경찰과의 유착. 이는 마치 영화에 나올 법한 소재인데다 무엇보다 이름이 거론되는 연예인에 대한 의혹이 수사와 보도를 통해 루머가 아니라 실제로 드러나며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게다가 언론 역시 이를 경마식 중계와 보도로 보여주며 대중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포토] 고개 숙여 사죄하는 승리 \'죄송합니다\'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승리(본명 이승현)가 1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승리에 이어 정준영 그리고 최종훈(29)과 용준형(30)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들의 기사가 쏟아지면서 오히려 버닝썬 사건 초기 불거진 의혹과 그에 대한 의미 있는 지적과 관심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마약과 관련해서는 구속된 버닝썬 직원이 과거 김무성 의원의 사위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추가적인 수사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경찰 유착에 대해서는 연달아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권익위에 처음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찰 유착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는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경찰이 아닌 대검찰청에 공익신고를 수사의뢰했고, 대검찰청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 불법 영상 촬영 및 유포, 경찰 유착 의혹에 관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하며 검·경간의 묘한 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앞선 13일에는 경찰청장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승리를 통해 알려진 클럽 ‘버닝썬’의 사건은 마치 판도라이 상자와 같이 새로운 의혹과 논란을 계속 불러 일으키고 있다. 승리와 정준영을 향한 혐의가 판도라 상자의 뚜껑과 같다면 이제는 그 안을 조금 더 지속적으로 들여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물론 다른 사건의 중요한 시발점이자 실마리가 연예인들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빈틈없이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이 사건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과 취재의 열기가 단순히 연예인의 가십거리를 향한 관심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방정현 변호사가 ‘경찰총장’과 직접 문자로 나눈 인물로 지목, 경찰과의 연결고리로 꼽히는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는 예정된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출석, 취재진에 눈을 피하기도 했다.

글·사진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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