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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국내 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를 8000억원에 인수한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업계 1위인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관련 업계는 이번 인수에 따른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유료방송시장 재편의 신호탄을 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인수로 인한 우려도 제기된다. CJ헬로의 지역사업권과 고용승계 문제와 함께 넷플릭스 등 해외콘텐츠사업자의 국내 시장공략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LGU+, 만년 3위 벗고 유료방송업계 2위로 도약

LG유플러스는 14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중 3872만3433주(지분율 50%)를 800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양사는 이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가 인수키로 한 지분율은 50%지만 발행주식총수 기준 1주를 초과해 회사경영권 등을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시장 3위, 유료방송시장에서도 점유율 11.7%로 KT·KT스카이라이프(30.9%), SK브로드밴드(13.9%), CJ헬로(12.8%)에 이어 4위였다. ‘꼴찌’란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LG유플러스가 이번 인수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24.5%로 2위로 도약하게 된 것이다. 또한 KT와 점유율 격차도 한 자릿수로 좁히면서 향후 유료방송업계 1위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후 LG유플러스는 주주총회와 정부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LG유플러스는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에 따라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검토 후 허가 결정을 내리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최대주주가 된다.

◇ 유료방송업계 재편 ‘신호탄’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유료방송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KT와 SK텔레콤도 케이블TV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KT는 최근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와 맞물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25일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재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관련 업계는 이날 내려질 결론에 주목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KT의 케이블TV 인수합병이 무산될지, 본격화 될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역시 아직은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 2016년 CJ헬로와 인수합병을 추진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불허’ 결정에 막혀 무산된 전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케이블TV 인수에 뜻을 내비친 바 있어 인수 가능성도 점쳐진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시장 흐름과 유료방송업계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이번 인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방적인 인수합병이 아니라 케이블TV가 지닌 지역사업권 유지와 지역성 구현, 고용승계 보장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넷플릭스에 국내 시장점유·콘텐츠 종속 가속화 우려

이번 인수를 두고 일각에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기업인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공략 확대와 콘텐츠 종속 가속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 앱 이용자는 지난해 1월 34만명에서 12월 127만명으로 1년 새 274%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단독으로 제휴를 맺고 서비스 중이다. 이번 CJ헬로 인수로 시장지배력이 커지면서 덩달아 넷플릭스의 시장지배력 확대 기회를 넓혀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인수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지만 향후 미디어시장의 변화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거센 가운데 LG유플러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자칫 넷플릭스의 시장 확대에 날개를 달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날이 갈수록 국내 콘텐츠의 넷플릭스 종속화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러한 콘텐츠 종속화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J헬로가 이미 넷플릭스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태인데, 만약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었다면 CJ헬로에 추가적으로 넷플릭스가 공급돼 시장이 커지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또한 LG유플러스만 넷플릭스를 서비스 할 수 있는 독점조항이 있기 때문에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콘텐츠 종속 가속화도 지나친 우려”라고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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