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 등판한 윤석민[포토]
KIA 윤석민.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베테랑 투수 두 명이 스프링캠프 시작 후 열흘도 지나지 않아 잇따라 귀국했다. 마운드 안정이 반등의 키워드였기 때문에 시즌이 개막도 하기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정작 구단은 평온한 표정이다. 김세현(32)에 이어 윤석민(33)까지 조기귀국을 결정한 KIA 얘기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윤석민은 11일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어깨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데다 내전근 통증까지 겹쳐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욕적으로 재기를 노리다 통증이 재발한 터라 상실감 등을 고려해 마음 편히 훈련할 여건을 만들어준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구상이다. 둘 다 캠프 시작 전부터 전력에 포함되지 않은 투수라 큰 타격은 없다. KIA 강상수 투수총괄코치는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김)세현이나 (윤)석민이 모두 수술과 재활 등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둘 다 훈련을 충실히 했다고는 하지만 당장 큰 것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구위를 회복하면 고마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지켜봐야 할 투수들”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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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세현.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오히려 마무리캠프 이후 위에 용종이 생겨 수술대에 오른 박준표(26)의 공백이 더 크다. 어깨 통증이 있는 임기준은 재활을 마치는대로 합류할 예정이라 박준표가 돌아올 때까지 건강한 경쟁구도를 유지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다. 경쟁자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튀어 나오는 선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 캠프에 이례적으로 합류한 신인 삼총사가 더 큰 눈길을 끌었다. 고졸 신인 김기훈(동성고), 홍원빈(덕수고), 장지수(성남고·이상 19)가 그 주인공이다. 1차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기훈은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다. 선발감으로 분류돼 제2의 양현종을 꿈꾸고 있다. 2차 1, 2번으로 선발한 우완 홍원빈과 장지수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영건이다. 포수 출신인 홍원빈은 볼 끝이 좋고 구위가 묵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3㎝ 장신인데다 신체조건이 좋아 불펜 필승조로 활용할 만하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기대다. 상대적으로 체구는 작지만(신장 179㎝) 150㎞짜리 강속구를 꽂아 넣는 장지수도 습득능력이 뛰어나 체력만 뒷받침되면 많은 기회를 얻을 수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기훈
KIA 고졸(동성고) 신인투수 김기훈이 1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포즈를 취하고있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강 코치는 “최근 KBO리그에 등장한 신인 투수들을 기준으로 우리 삼총사를 바라보면 결코 밀리지 않는다. 이들이 투구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들 정도”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실전에서도 불펜 피칭 때와 같은 구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마운드 위에서도 자기 공을 던진다면 보완해야 할 기술이나 체력은 경험과 시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일부터 시작하는 평가전이 끝나봐야 신인 삼총사의 활용폭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올해 우리 팀 마운드 테마는 ‘즐기는 야구’다. 안타나 홈런을 맞더라도 배짱있게 자기 공을 던졌다면 문제 없다. 결과를 너무 의식해 위축되거나 다른 사람 눈치를 보는 야구는 본인이나 팀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운드 운영 방식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마인드도 바뀌어야 즐기는 야구가 가능하다. 베테랑 두 명의 조기 이탈이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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