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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베테랑 우투수 심수창이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 bng7@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예전에 LG는 성적도 안 나고 분위기도 무거웠다. 이번에 와서 보니 많이 바뀌었더라. 선수들도 젊어지고 패기가 넘친다. 팀 전체가 정말 밝아졌다.”

베테랑 우투수 심수창(38·LG)이 약 8년 만에 다시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활짝 웃었다. 지난해 8월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됐던 심수창은 이번 겨울 LG와 연봉 5000만원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7월 트레이드로 LG를 떠났던 그가 넥센(현 키움)과 롯데, 한화를 거쳐 친정팀으로 돌아와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고 다짐했다.

심수창은 지난 20일 호주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예전에 LG에서 뛰었을 때와 똑같은 배번 67번을 달게 됐다. 다시 LG 유니폼을 입으니까 기분이 새롭더라.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이 LG다. 언젠가는 LG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요즘 예전에 LG에서 뛸 때 생각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유니폼을 벗고 보낸 시간과 복수의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후 LG를 선택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 8월에 갑자기 한화로부터 웨이버 공시가 됐다. 2~3개월 전에 방출을 요청하기는 했는데 요청했던 것보다 늦게 팀을 떠나게 됐다. 방출되니까 야구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다가오더라.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여행도 가고 인터넷으로 야구 중계 방송도 했는데 역시 현역 생활을 하는 게 가장 좋다고 느꼈다”면서 “가장 먼저 연락이 온 팀이 LG였다. 다른 팀에서도 제안이 왔지만 힘들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준 게 LG였다. 고향팀에다가 애착도 있는 팀이기 때문에 LG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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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창 | LG 트윈스 제공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복귀지만 아픈 기억도 있다. 심수창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LG에서 뛰며 암흑기를 경험했다. LG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심수창은 입단 3년차였던 2006시즌 선발투수로 두 자릿수 승을 달성하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극심한 기복에 시달렸다. 과거 LG에서 선발과 중간 이런저런 보직을 맡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LG가 암흑기를 경험한 주된 원인도 허약한 마운드에 있었다. 심수창은 “예전에 LG는 성적도 안 좋고 분위기도 무거웠다. 아픈 기억도 많다”면서도 “이번에 다시 와서 보니 많이 바뀌었더라. 선수들도 젊어지고 패기가 넘친다. 팀 전체가 정말 밝아졌다. 집으로 돌아온 느낌, 국내 유학갔다온 느낌이 들었다. 돌아와서 기쁘다. 부산, 대전에 있다가 서울로 다시 돌아왔다”고 미소지었다.

금의 환향은 아니다. 보직이 보장되지도 않았다. 심수창 또한 자신의 처지와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그동안 LG 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선발, 중간, 마무리를 다 해봤다. 내 위치가 그런 것 같다. 자리가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팀을 돕고 싶다. 지금까지 한 번도 우승이라는 단어를 써 본적이 없는데 LG가 우승할 수 있게 1아웃, 1이닝이라도 마운드에 올라 팀을 돕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 성적만 생각할 것”이라고 팀을 위한 희생을 강조했다.

한편 심수창은 박용택, 이동현과 함께 얼마 없는 호주 캠프 경험자다. LG는 2005년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호주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심수창은 “안 그래도 동료들이 호주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더라. 동료들에게 ‘무지 덥다. 공 던지다가 파리가 입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농담했다. 동료들과 함께 시즌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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