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효정 인턴기자]지난 몇 년간 연이은 흥행 실패로 심해에 잠겨버린 DC. 야심작 '아쿠아맨'이 DC를 물 밖으로 꺼내 심폐소생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는 19일 'DC 확장 유니버스(DCEU, DC Extended Universe)'의 명운이 달린 영화 '아쿠아맨'이 개봉한다. 경쟁자 마블-디즈니가 흥행에 연속 성공하며 고공행진 하는 모습과 달리 DC는 영화 '원더우먼'의 소소한 성공을 제외하고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이번엔 다르겠지" 하는 팬들의 기대감도 이제는 조금씩 사그라지고 있다.


▲'DCEU' 시리즈의 연이은 실패


불과 10년 전만 해도 슈퍼 히어로라하면 헐크나 토르가 아닌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같은 DC 캐릭터를 떠올렸다. 하지만 2008년 마블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작품 '아이언맨'을 대히트시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아이언맨'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히어로 영화계를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스크린은 말 그대로 마블 천하가 됐다.


DC도 이에 질세라 자체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해 'DCEU' 시리즈를 선보였지만, 마블에 비교하면 초라한 흥행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마블 유니버스에 대항인 'DCEU' 시리즈 시작으로 2011년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을 선보이지만, 현재까지도 '반지닦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히어로 영화 애호가들 사이의 놀림거리로 전락했다.


참혹한 실패 이후 절치부심해 2년 뒤 슈퍼맨을 주인공으로 한 '맨 오브 스틸'을 내놨지만, 국내 관객 218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후 제작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225만 명, '수어사이드 스쿼드' 189만 명, '원더우먼' 216만 명, '저스티스 리그' 178만 명 등 전 작품들도 200만 내외를 동원하는 데 그쳤다. 해외 성적도 북미 지역에서만 '원더우먼'이 눈에 띄는 흥행 성적을 거뒀을 뿐 큰 틀에서는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 '300'의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음에도,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조커' 그리고 '할리퀸' 같은 원작의 대인기 캐릭터가 나왔음에도, 갤 가돗, 제시 아이젠버그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참여했음에도 아직 흥행은 요원하다. 장기 프로젝트를 꾀하는 DC가 느끼는 실패의 쓴맛이 더 강한 이유다.


▲이번엔 다르다?


'아쿠아맨'은 아틀란티스라는 수중 세계를 그렸다. 여기에 아쿠아맨이라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히어로가 등장한다. '아쿠아맨'은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 심해의 수호자인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의 지상 세계와 수중 세계를 오가는 위대한 여정과 탄생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수중에서 숨을 쉬며, 엄청난 속도로 헤엄친다. 심지어 물고기와 말할 수 있다. 육지에서도 독보적인 힘, 강화된 감각, 뚫리지 않는 피부를 지니고 있다. 이 능력은 그를 지구의 육지와 바다라는 두 세계를 모두 지켜야 하는 위치에 서게 한다.


앰버 허드가 연기하는 '메라'는 새로운 느낌의 여성 영웅으로 영화의 매력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반적인 여성 캐릭터의 특징인 아름다움이 부각하기보단 원작에서의 강인하고 압도적인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주인공 '아쿠아맨'을 연기한 제이슨 모모아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한 적이 없었다. 굉장히 힘들게 영화를 촬영했다. 그렇지만 사랑과 열정이 넘치고 정말 재밌었다"며 자부심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쿠아맨'이 쏘우, 애나벨, 컨저링 등 '스릴러' 영화의 성공 신화를 보여줬던 제임스 완 감독을 만났다. 그는 스릴러뿐만 아니라 '분노의 질주: 더 세븐'으로 블록버스터 액션 연출능력을 증명했다. 완 감독은 "전통적인 SF 영화를 따르면서도 색다른 수중 세계를 부각해 임팩트 있는 시각적 요소, 액션에서 차별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판타지 같은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면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가 메가폰을 잡은 '아쿠아맨'은 그동안 저조한 기록을 세웠던 DC의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성공은 시작됐다.


'아쿠아맨'의 흥행 조짐은 일찌감치 해외에서 꿈틀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아쿠아맨'은 해외에서 1억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주 중국에서 개봉해 개봉 3일간 9400만 달러의 오프닝 성적을 거두며 DC 영화 중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중국에서만 1억 350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북미 개봉(오는 21일) 전에 벌써 1억 5,000만 달러(약 1701억 원)를 돌파하고 속편 제작까지 결정되는 등 긍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모든 상황이 이대로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아쿠아맨'은 '원더우먼'과 함께 DC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낙관하긴 이르다. 언론 시사회 반응을 보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장대한 규모와 화려한 영상미가 보는 이를 압도하지만 줄거리는 영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진부하고 단순한 서사와 다소 유치한 설정들 때문에 DC 특유의 촌스러움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이다. 이런 점은 마블 히어로들이 보여주는 세련미나 참신함과 대비된다.


일단 전반적인 평론가들의 평은 호의적이다. 영화 평론 웹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17일 기준 70%를 기록했다. '원더우먼'의 92%를 제외하고 그동안의 DCEU 작품에 대한 수치, '저스티스 리그'(38%),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27%), '수어사이드 스쿼드'(26%), '맨 오브 스틸'(55%), 보다 높다. 프리미어 시사로 공개된 후 'IGN'의 저널리스트 톰 요르겐센은 "'다크 나이트' 이후 DC 최고의 영화"라고 평했다.


한편 '아쿠아맨'은 12월 19일 개봉한다. 국내 흥행에도 성공할지, 아니면 지난 DCEU작품들과 함께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침몰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chohyojeong@sportsseoul.com


사진 | 영화 '아쿠아맨' '저스티스 리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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